7·4성명이후의 북한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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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한달이 지나는 동안 북한의 논조와 ,동향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는 7·4혁명이후 우리가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문제 중의 하나였다,
7·4공동성명의 목적은 그 안에서 분명히 언표되고 있는 바와 같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의 재발을 막고 남북간의 긴장을 완화하며 적대와 불신의 장벽 대신, 대화의 길을 터놓아 궁극적으로는 평화통일의 길을 넓히려는데 있다.
특히 공동성명 제2항에서는 전기한 목적의 달성을 위해 서로 상대방을 중상비방하지 않으며,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무장도발을 하지 않으며, 불의의 군사적 충돌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한달 동안의 북한의 논조를 보면 7·4성명을 가리켜, 처음부터 그것은 김일성 노선의 승리라고 선전하는가 하면 주한미군의 철수를 계속 주장하고 있으며, 평화통일과 혁명원칙을 분리하면서 혁명에 타협이 있을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북한논조와 동향을 보면, 그 도는 더욱 심해져서 전적으로 7·4성명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그를 무색케 하는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 군 당국에 의하면 북한은 7·4성명이후 DMZ에 계속 불법적인 획책과 새로운 GP 등 군사시설을 강화하고 있으며, 북한의 『노동 신문』 및 『민주조선』은 과거와 같은 대남 비방선전을 재개했다고 한다. 한편 북한적십자는 8월5일로 예정된 남북적 본 회담을 이유 없이 지연시켜 그들의 무성의와 무책임을 노정하고 있다.
물론 7·4성명 하나만으로 종래의 북한태도가 완전히 바뀌게 되리라는 것은 처음부터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며, 공산주의자의 상투적인 전략전술로 보아 우리는 7·4성명 직후부터 그에 대한 성급한 기대나, 흥분·악관 등이 절대로 있을 수 없음을 경계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다름 아닌 공적선전기관지인 『노동신문』이나 『민주조선』이 대남비방선전을 재개했다는 것은 이들 신문이 자유사회의 언론과도 달리 북한의 공식태도를 대변하고 있다는데서 주목할 일이다.
또 북한은 7·4성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DMZ에 계속 군사시설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의 기본적인 대남군사 전략이 추호도 변동됨이 없음을 만천하에 명백히 폭로하는 것이다. 이는 속 다르고 겉 다른 북한선전의 상투적 허구성과 그들이 7·4성명에 서명한 저의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기회에 세계는 북한의 표리부동한 평화공세의 정체를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며, 북한 또한 위와 같은 술책이 세계 지탄의 대상이 됨을 알고 7·4성명 또는 남북적십자회담에 보다 큰 성의를 표시해야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 엄연한 사실을 인식하고 작금와 내외태세에 대해 안연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며. 항상 요구되는 내부체제 강화는 물론 대외적인 외교강화에 더한층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다가오는 「유엔」총회에 대한 공산 측의 공세가 치열할 것을 예상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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