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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직접 조립으로 원가 낮춰 한국 가구시장 파이 키워 윈윈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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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014년 말 경기도 광명시에 국내 첫 매장을 여는 세계적 가구업체 스웨덴 이케아가 구체적인 한국 진출 청사진을 밝혔다. 국내의 가구·인테리어업계는 이케아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매출 40조원의 거대 기업이 한국 소비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26일 기업 소개와 채용설명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미카엘 위드홀룸(54·사진) 이케아 리서치총괄대표를 인터뷰했다.

 -한국 시장 진출이 늦었다. 이미 다른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케아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이케아는 비상장 기업이다. 내부 자원이 한정돼 모든 시장에 동시 진출할 수 없었다. 한국 시장은 수납공간에 대한 고객 니즈가 크고, 편안한 거주공간을 원한다. 우리가 모두 강점을 갖는 분야다. 또 경쟁 업체들이 가구 제품에 집중하지만 우리는 홈퍼니싱(거실·침실·욕실 등 주택 내 모든 실내 장식용품을 포괄)이라는 컨셉트 안에서 다양한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차별화된다.”

 -고객이 직접 조립·설치를 하는 DIY(Do it yourself) 방식은 한국 소비자에게 낯설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귀찮게 생각하더라도 한두 번 해보면 재미를 느낀다. 스스로 내 집을 꾸민다는 자부심과 뿌듯함도 있다. 약간의 추가 비용을 내면 배달·조립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렸다. DIY 방식이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가격이 낮으면 품질도 떨어지는 것 아닌가.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비결은.

 “제품의 질을 양보하는 일은 없다. 대신 협력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공급망 에 개입시킨다.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고, 판매사원의 도움 없이 스스로 쇼핑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한다. 협력업체가 1000개 이상 있는데 이들과 장기계약을 맺고 안정된 납품을 약속함으로써 원가를 낮출 수 있다. ”

 - 한국 중소 가구업체의 걱정이 크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면 이케아 진출로 가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장기적으로는 파이가 커져 업계 전체가 혜택을 볼 수 있다.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다. 이미 한국에도 원자재를 공급받는 협력업체가 3~4개 있다. 앞으로도 근로기준·안전성 등 이케아 내부 기준을 충족시키는 협력업체가 있다면 상생할 여지가 크다.”

 -향후 투자·채용계획은 어떻게 되나.

 “우선 한국에서 300~500명 정도를 채용할 예정이다. 부지 구입비용 등을 포함해 1차로 30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첫 번째 매장부터 시작해 단계별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망과 관련해선 백화점 등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이케아 매장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게 원칙이다. 대중이 함께 제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크라우드 소싱도 확대할 것이다. 진정한 공동창작을 하자는 취지다.”

글=채승기,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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