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서울에서 좀 떨어져 있고 야산 비슷하지만 산세가 재미있고 관광을 겸한 당일 「코스」가 있다. 경기도 양주군 와부면 송촌리의 운길산 (610m).
「버스」를 타건 기차를 이용하건 간에 청량리-망우-도농-덕소-팔당을 거쳐 농내 역에서 내린다 (1시간 미만). 이곳에서 철둑을 건너 오솔길에 접어들면 나루터로 향하는 길이 나선다.
이 찻길을 3백m 내려가면 작은 동산의 능선 끝에 문탁공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소와 초가집들이 강을 끼고 옹기종기 모여있고 수박밭과 원두막 등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마치 시골 고향집에 온 느낌이 든다.
외촌을 지난 다음 양수리 쪽으로 가는 인도교를 지나 북한강을 따라가면 마진교라는 작은 다리를 건너가게 된다.
여기서 빤히 보이는 수종사로 오르는 길과 계곡을 따라 진중리-부곡 부락을 지나 정상을 향하는 갈림길이 나선다. 능내역에서 수종사까지는 6㎞, 1시간 반 남짓 걸린다. 수종사는 이조의 세조가 양수리에 용선을 띄우고 하룻밤을 소요할 때 당시의 조곡산에서 종소리가 들리기에 사람을 보내 알아 봤더니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암벽을 울려 마치 종소리처럼 들렸다 하여 그곳에 절을 지었으니 그것이 오늘의 수종사였다는 전설을 안고 있다.
절 주위에는 소나무·전나무·잣나무·굴참나무·느티나무 등이 울창하고 절 동편에는 두우향수라는 천연기념물인 늙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수풀이 이 같이 울창하니 산짐승과 산새들의 노래가 그치질 않는다. 이 경치에 넋을 잃다 해를 넘기면 소쩍새의 울음소리가 초조해진 등산객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수종사에서 정상까지는 1·5㎞. 정상에 올라서면 인근의 용문산 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도봉·북산·수락·불암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내년이면 팔당 「댐」이 준공되고 인근 양수리까지 인공호로 덮여 이곳 아름다운 경치들이 일부분 물밑에 잠기게 되니 아쉬운 마음으로 주위를 두루 살펴 볼만도 하다.
하산 「코스」는 양수리로 내려와도 좋고 올라 왔던 길을 되돌아오면 길이 쉬워 그만큼 마음 부담이 가볍다.
「스태미너」와 시간이 남으면 정상에서 서북 능선을 거쳐 426고지∼조조봉∼상리∼고대농장으로 해서 덕소로 내러오는 13㎞ (4시간30분 소요)의 능선 길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