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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창제 연구|몇가지 문제점의 재고찰|이기문교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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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어국문학회는 10일 종국대에서 제97회 정례연구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에서 이기문교수(서울대문리대)는「훈민정음창제에 관련된 몇 문제」를 발표, 관계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교수는 먼저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외적문제들을 분석했다.「훈민정음」에 관한 첫 기사는 『조선왕조실록』세종 28년12윌 초에서 볼 수 있다. 최만리의 반대 상소는 세종28년2월이고「훈민정음해례본」이 28년에 만들어졌다. 이 3개의 글에서 이교수는 공통점을 추출하고 특히「훈민정음해례」의 정린지서문에 나오는 「약기례의」란 말은 해례의 앞부분 즉 훈민정음의 본문이 아니고 25년께에 만들어졌던 어떤 글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실록 28년조 기사「상친제언문 이십팔자…」 는 나중에 써 넣은 것으로 이숭령박사 등에 의해 해석돼 왔으나 이교수는 여기 나오는 언문이란 말이 최만리의 상소에도 나오는 것으로 봐서 처음부터 훈민정음이란 말보다 자주 쓰인 것으로 해석, 뒤에 써 넣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래서 이교수는 위의 세글을 봐서「예의록」내용이 되는 25년의 글을 재구해 볼 수 있다고 실명했다. ①실록28년조의「기자방고전」이란 말이나 최의 상소문의 이자형 수방고지전문은 유사성을 가진 문장이나 정린지의 서는 「상형이 자방고전」이라 해서「상형」을 쓰고 있는데 28년께의 글엔 상형이란 표현을 하지 않았다. ②초·중·종성을 합해서 글자를 만드는 간요 한글이나 변좌 무궁해서 어떤소리라도 적는다는 표현 ③이독에 관한 설명 ④새 문자를 만들면 백성이 쉽게 익혀 형옥의 공호을 기할 수 있다는 것 ⑤문자의 예든 것.
이같은 공통요소가 담긴 글이 지금은 전하지 않지만 세종28년에 있었다는 해석이다.
이렇게 볼 때 김민수교수 등이 주장 하듯이 「한글」의 강제를 세종28년으로 봐서 한글기념일도 이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비록 25년에 한글이 만들어 졌다고 해도 반포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세종 어제문이 발표된 28년 (1446년)을 기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이교수는 봤다.
한편 「훈민정음」의 기원세에 관련해서 이교수는 훈민정음해례가 실명하는 발음 기관의 모양을 존땄다는 설명 (상형의 원리) 을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글의 기원에 관해서는 성현이 매우 막연하지만 범자세을 주장했고 성호 이익이 팔사파 (과스파) 문자세를 주장했으나 1954년에는 가언문과 팔사파문자의 유사성을 주장했으며 65년께엔 「컬럼비아」 대의 「개리·레드야드」교수가 그의 박사학위 논문 『1446년 한국고문- 한글 알파베트의 기원·배경 및 초기역사』에서 한글이 파스파문자를 본뜬 듯 하다는 설명을 했다.
「기자방고전」에 나오는 고전이 한자의 전자가 아니라「파스파」문자의 전자체일 수도 있고 모 중국엔 「몽고전문」이란 표현이 많았던 점에 유사성 주장이 가능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러한 설명들이 역시 「훈민정음해례」의 실명 이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조선의 사역원이 「파스파」문자의 시험을 꾀했던 점과 세종이「파스파」를 이해했던 점을 인정하지만 「파스파」기원설까지 주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설명했다.
창제동기에 관한 설명에 대해 이교수는 어디까지나 국어의 표기가 주목적이었다고 봤다.
홍기문의 『정음발달사』이래 참기양면설이 학계에 퍼져왔다. ①우리 문자가 없어 ②한자음 틀린 것을 고치기 위해 발음부호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에는 세종이 한자음을 고치는데 더 열을 올렸다는 주장이 강하다.
그러나 이교수는 한글창제의 동기는 어디까지나 국어표기에 목적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수한 우리말을 표기하는 한편 한자어의 발음을 표기하는데 목적을 두었던 것.
순수한 우리말은 현실음을 정확하게 성주에 이르기까지 분석해 포기했으며, 한자어음 표기엔 현실음을 인정 않고 어느 정도 올바로 고치려 들었던 것.
『동국정집』은 한자어의 발음을,『홍무정운역훈』은 외국어로서의 한음을 표기하는데 뜻이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언어의 문자화라는 측면에서 세종은 외래어와 외국어를 구분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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