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민당 내에 매파·비둘기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변혁기에 처할수록 지도자의 역량과 국민의 단결된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23일 하오 장개석 자유중국 총통의 5선 취임식에 특사로 갔다온 정일권 의원(공화)으로부터 『최근 자유중국은 주변정세의 급변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안정되고 꾸준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이같이 말한 것.
정 의원은 장 총통의 취임식을 보도한 대만의 신문들을 가져왔는데 대북의 「중앙일보」 가 몇년전 박대통령과 장 총통이 만났던 사진을 1면에 크게 쓴 것을 보고 『우리나라와 자유중국의 우의가 두터운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고도.
○…장경순 국회부의장이 23일의 의장단-총무협상 「테이블」에 얼굴을 내밀지 않은 것은 『이유있는 불상』이었다고.
장 부의장은 전날(22일) 총무회담에서 절충안으로 공화당도 참석하는 단기본회의를 제의했었다고.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선 영수회담 문제로 흥분한 김재광 신민당 총무가 이 말을 새겨듣지 못했다가 회담이 끝난 뒤 부총무 들로부터 『왜 장부의장 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느냐』는 말을 듣고 바로 백두진 의장을 찾아가 내일 당장 의장단총무회의를 열어 장부의장 절충안을 토의하자고 해왔다.
야당의 이런 움직임을 안 뒤 검토해보니 장 부의장 절충안은 야당의 양보 선과 일치하고 공화당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나 입장이 곤란해져 주한서독대사와의 오찬을 핑계로 빠져버린 것.
장 부의장이 빠진 협상에서 현오봉 공화당총무는 『장 부의장 제의는 회기단축을 위한 1일본회의지 단기본회의 얘기는 들은 일이 없다. 혹시 단기국회를 잘못 들은 게 아니냐』고 시치미를 뗐고….
○…『핵 무장한 특수부대의 한국 내 배치를 미측에 제의할 용의가 없는가. 』 23일 신민당 공개의원총회에서 토의된 「군원에 관한 대정부 문서에 포함 된 이 조항을 놓고 신민당 안에 매파와 비둘기파가 생겨났다.
매파는 질문서 작성자인 서범석 의원과 찬성한 박병배 의원이고 비둘기파는 이를 반대한 이철승·김대중 의원.
서 의원은 『남침억제력으로서의 한국군의 방위능력이 확고해질 때까지 핵무장부대가 전쟁억제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자 이 의원이 『세계적인 해빙「무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고, 김 의원이 『핵 부대 주둔은 외교면 에서도 우리입장이 불리해질 것이다』고 반대발언.
이러자 박병배 정책심의회의장이 일어나 지난 선거때의 정책관계 책자를 흔들며 『강대국간의 긴장완화가 그대로 약소국에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신식소리도 좋고, 구식소리도 좋지만 우리당 기본정책이 뭔지 알아야한다』고 흥분하곤 『우리당에 진보적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진보파 끼리 의견을 종합해 보라』고 한 것.
○…차지철·김유탁 의원 등 공화당의원 29명과 신민당의 김현기 의원은 23일 하오 서부전선의 수도권방위태세를 시찰했다.
2시간반에 걸친 전선시찰이 끝난 뒤 시찰단은 자기들이 갹출해 모은 위문금 70만원을 전달했다.
전선을 시찰하면서 의원들은 조국분단의 뼈아픔을 실감하는 듯 서부전선이 처음이라는 정판국·박철 의원은 「철마는 가고싶다」고 쓰인 중단 된 기찻길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더라』고 했고 한병기 의원은 『빨리 남북통일이 돼 이것이 모두 유물이 될 날이 와야할 텐데…』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