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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 없는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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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하나밖애 없는 지구』를 위한「스톡홀롬」의 「유엔」인간환경회의에 앞서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이 『하나밖에 없는 한국』에 초점을 맞춰 개최하는 인간환경 「세미나」는 23일 하오5시30분의 개회식에 이어 25일까지 계속된다. 각분야의 전문가 약60명이 참석하여 당면하고 있는 여러문제를 토의하게 되는데 이자리에서 다음 5명의 전문가는 문젯점을 제기할수 있게 주제를 발표한다. 다음은 주제 내용의 요약이다. <편집자>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오염>대도시의 하천·대기오염 이미 허용량을 훨씬 초과-차철환(서울대약대교수)
근대문명의 상징이 되고있는 급격한 인구의 도시집중, 산업장의 증대, 교통량의 폭증은 현대도시 생활에 각종피해를 주고 있다.
공장·교통기관, 또는 가정에서 배차되는 폐기물과, 도시생활권의 「리듬」속에서 발생되는 소음 및 진동은 정신적 및 육체적 질환을 유발시키는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대도시의 대기오염이 허용한도를 훨씬 상회하고 있음은 여러학자들의 수차에 걸친 조사에서 이미 밝혀지고 있다. 1970년 3개 대도시인 서울·부산·대구의 지역별 대기오염 현황을 살펴보면 아황산 「개스」는 서울 0·06PPM, 부산0· 07PPM, 대구0·04PPM이며 강하분진량은 월평균 서울 33· 1t/km, 부산 32· 1t/km, 대구25· 9t/km이고 부유분진은 월평균 서울3· 14mg/ml, 부산 2·75mg/ml, 대구 2·79mg/ml 로 나타나 심각한 오염현상을 빚고있다.
소음도 마찬가지다. 소음의 허용한도는 각 지역별 또는 낮과 밤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르지만 신체적 영향이 명백하게 나타나는 것은 60 「폰」(PHON) 이상이다. 그런데 70년도에 조사한 서울 부산 대구의 소음도는 각각 평균 86·0「폰」 , 83·5 「폰」 , 83·0 「폰」 으로 모두 허용한계를 상회하고 있다. 하천수질 오염의 대표급은 한강인데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가4∼10PPM으로 상수도 급수원이 될 수있는 WHO (세계보건기구) 의 수원의 기준치를 훨씬 웃돌고있다.
71년도에 「코넬」의학지수를 적용하여 서울과 수원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질병항18개의 1백95질문에 대한 평균수소수는 서울의 고개지역·도심지역·공장지역은 수원지역에 비해 각각1·9배, 1· 5배, 1· 3배를 나타내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육체적 질병항에서는 서울지역이 수원지역에 비해1· 9∼l· 4배, 정신적질병항은 1·9∼1·7배의 평균수소율을 나타내 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후진국의 경제개발과 환경>공해없는 경제발전 위해선 환경위생 행정력 강화 절실-노정현(연세대교수)
우리나라의 경우 60연대의 개발정책에 있어 물리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나 공장지대나 대도시의 공해대책은 거의 부재라고 해도 결코 과장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 생활환경은 공해대책 부재속에서 날로 파괴되어가고 이와 비례해서 공해는 지금 도시· 농촌·어촌 할 것 없이 심각하게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해나 인간환경을 논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며 심지어는 경제개발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못마땅하게 여기는 정책입안자들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젠 경제란 무엇이며 경제개발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인간경경의 파괴없는 개발정책은 없는 것일까하는 물음에 우리는 진지한 대답을 해야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금년부터 76년도까지 있을 제3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포함한 모든 개발정책이,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이 결국은 우리나라 모든 국민의 삶을 보다 향상시키자는데 궁극의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생활환경을 파괴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공해에 대한 행정적인 대책이 시급히 세워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우리에게는 70년도에 개정된 공해방지법이 있고 보사부에 환경위생과가 실치 된 것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신설된지 2년이 된 환경위생과는 직원이 겨우 14명에다 예산이 제한되어있고 업무수행에 있어 역할의 구분도 잘못되어 있다.
이와 같이 미온적인 행정력으로는 전국의 산업공해는 물론이고 숨막힌 도시공해의 해결이란 너무나 요원하다.
각종 공해를 제거하고 건전한 경제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행정적인 차원에서 환경문제가 거론돼야할 것이다. 즉 환경위생 행정력의 강화는 물론 정부 각 부처간의 공해에 대한 깊은 인식과 원활한 행정적인 조정과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환경문제 논의의 정치적 함축성>환경문제 연구가·경제학자간의 환경-발전 갈등론에 대한 토의필요-한배호(고대교수)
오늘날 환경오염과 환경자원의 한계성이 재기한 모든 문제는 선·후진국간에 공통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슈」로 부각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한 여러 기술적인 측면도 많이 미결문제로 남아 있지만 그것이 지닌 사회·경제적 측면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환경은 현대 기술의 무질서하고 무절제한 사용이 빚어낸 생태적 불균형과 오염을 뜻하겠지만 후진국의 경우도 용어는 빈곤·질병·사회·경제적 불균형·인간 이하의 생존유지에 허덕이는 대중을 연상시키는 사회·경제적 내용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 의미하는 환경문제가 1차적인 중요성을 지니는데 반해 후진국에 있어서는 그것이 부차적 중요성울 지닐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연구가들과 경제학자간에 환경-발전갈등론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시도된 바 없으나 선진국의 경우 서로가 타협점을 찾고 환경문제와 경제발전의 의미를 재고하고 이에 필요한 변화와 행동을 재빨리 추진함으로써 양자의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견해가 널리 용납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관심거리는 기술의 제한성과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후진국의 발전 한계성에 대한 함축성과 또한 선진국의 과오를 후진국이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환경연구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제한된 자원마저 고갈되고 기술의 잠재력도 아무 힘을 발휘할 수 없으리라는 비관론을 주장해 왔다.
기술의 무한적인 가능성을 믿고 그것이 풍요를 약속해 준다는 낙관적인 환상속에서 발전에 박차를 가해온 후진국에 이러한 주장은 심각한 함축성을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강조해야 할 것은 환경과 발전사이의 변증법적관계를 한국의 현실적 맥락속에서 구체적이고 깊이있게 다루는 노력이 1차적 작업으로 필요하다.
환경문제 연구가와 발전경제학자 사이의 진지하고 성실한 대화와 의견교환이 있어야 하겠다.
경제성장이 곧 발전이라는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경제학자도 문제지만 한국적인 현실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전제로 하지 않은 환경위기론도 재고해야할 문제일 것이다.

<천연자원의 관리와 해상오염>타당한 환경기준 실정하여 천연자원 이용 규칙 만들어야-최상(과기연 기술정보실장)
소위 현대문명사회는 인류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끝없이 제조하여왔고 지구상의 각종자원을 모두 교묘하게 채취하여 인간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 판매해 왔다. 그러나 이 엄청난 인간생활을 위한 소비물자는 결국은 다양한 폐기물로 되어 배출된다. 열역학의 제2법칙이 명시하는 바와 같이 모든 생물학적· 기계적·화학적「프로세스」에서는 폐기물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폐기물은 누적되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이미 1백여년 전에 어떤 환경과학자는 무너져 가는 자연의 조화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으나 그 사람도 오늘날의 심각성을 간파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구는 하나의 우주선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우주선에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이 비치되어 있으나 폐기된 물질은 선내에 저장해 두거나 아니면 재이용하는 방법외에는 처리방법이 없다. 폐기물을 외부로 배출시킬 수는 없다. 생성된 폐기물을 선내 어느곳에 숨겨두는 것이 바로 지구의 오염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근년에 이르러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환경오염문제에 관해서 각종 분야의 문제가 독자적으로 단편적으로만 논의되어온 감이 짙다. 토지와 물의 이용을 별개의 범주에서 생각하는 것은 실제적인 방향이 아니다.
물· 토지· 대기 및 생물이 일체가 되어 지상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데 이들이 종합적인 견지에서 고찰되어 문제해결의 순서를 생각해야 할 것으로 믿어진다.
대기·토지·담수 및 해양은 각기 인류에게는 대치할 수 없는 귀중한 자원이고 우리의 생존에 불가결한 환경을 이루고 있다.
우리도 가까운 장래에 상당한 생활여유를 갖게 될 것이나 이때는 이미 토지·하천·호소 등의 자연량관이 보잘 것 없는 상태로 되었다고 하면 도대체 그것을 누구에게 보상시킨단 말인가. 좋은 환경을 희구하고 이를 향수하는 일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다.
우리도 하루속히 타당한 환경기준 (대기·수질 및 토양) 을 설정하여 천연자원이용의 규칙을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인구격증과 생활환경>지역간의 격차·환경파괴를 번영 위한 부수현상으로 경시하는 풍조는 금물-노강희(서울행정대학원교수)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세계문제의 대부분은 인구폭발, 인구내파 및 인구의 다양화라는 비교적 최근의 현상에서 발생된 마찰의 결과라고 「필립· M·하우저」교수는 지적한바있다.
인구폭발이란 최근 3백년동안에 일어난 인구증가율의 현저한 가속현상을 의미하고 인구내파란 지표상의 극소부분인 도시 및 대도시권에 인구가 계속 집중됨을 의미하며 인구의 다양화란 동일한 지리적 지역과 생활주기를 분유하면서 문화가치관· 민족· 인종 등에 의한 이질성을 증대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어느 국가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론자들은 현재의 소비와 장래의 소비를 구분 대립시켜 경제개발을 통한 미래의 멋진 소비를 위해 현재의 소비인 사회개발은 양보 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의 시비는 제쳐놓고서라도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개발과 사회개발을 택일적 관계로 보고 선 경제개발 후 사회복지라는 입장에서 국가시책이 주도되어 온 까닭에 급격한 인구내파에 따른 생활환경의 파괴를 비롯한 도시문제, 생산제일주의식 공업화에 따른 환경오염과 산업 및 지역간의 격차점증 등 심각한 문제를 내일의 번영을 위한 과도기적 부수현상으로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자연계가 지닌 물질을 환원하여 생활환경의 질적수준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자원을 재생산하는 능력을 양적으로 파악한 것이 환경용량이다. 물질은 불멸이기에 폐쇄순환계인 자연속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는 환경「사이클」을 형성한다. 생물의 매체화, 화학적 분해작용은 그 커다란 원동력이다.
그러나 환경용량에는 일정한 한도가 있어서 이 한계를 넘거나 인위적인 자연파괴로 그용량이 검소될 때 또는 자연계에 없던 합성물질의 생산등은 모두 환경「사이클」을 문란케하여 환경파괴 내지는 환경오염을 야기시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격화되어가고 있는 환경파괴는 고도로 공업화· 도시화된 사회를 밑받침하는 인공환경이 자연환경과는 대립해서 확대할 수 있는 것으로 구축되었다는 점에 기본적인 원인이 있다. 그리고 자연을 수탈의 대상으로 무한정 이용하여 인공환경을 확대시켜온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자연환경과 인공환경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서 후진성 탈피에 매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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