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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단 "조사기간 연장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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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라크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사찰에 협력하고 있다. 따라서 사찰을 더 연장해야 한다."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이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종 사찰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한스 블릭스 사찰단장은 1백67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가 사찰단 요구대로 알 사무드 2 미사일을 폐기하고▶과학자들과의 개별면담을 허용했으며▶대량살상무기 보유 사실을 추가 공개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협력을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라크가 2만1천ℓ의 생물무기 제제와 스커드 미사일, 신경가스 등을 은닉했을 가능성을 비롯해 유엔이 요구해온 무장해제를 불이행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고 지적했다.

사찰단을 공동지휘해온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에 앞서 6일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가 사찰에 능동적으로 협력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보고서 제출과 동시에 사찰을 1~2개월 연장해줄 것을 안보리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7일 "이 보고서는 지금까지 나온 사찰 결과 보고서 중 이라크에 가장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사찰 연장을 주장해온 프랑스.러시아.독일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6일 "보고서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기만과 비협조를 드러내는 충격적인 고발장"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스페인과 함께 안보리에 상정한 대 이라크 무력사용 결의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의안에 대해 프랑스.러시아가 공동거부권 행사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7일 중국이 양국에 동조 의사를 밝히고, 멕시코.칠레.파키스탄 등 중립을 지켜온 군소 이사국들도 "사찰단의 보고 내용을 존중할 것"이라고 언급해 결의안 통과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은 일단 이라크에 무장해제 시한을 수일간 연장해 주고 불응시 군사행동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타협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찬호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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