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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달」맞아 부모들의 하소연|화려한 포장 속에 실속 없는 알맹이 과자만이라도 알차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옜다 선물!』 어른들이 안겨주는 한 봉지의 과자. 맛있고 영양 높고 아름답게 포장된 과자는 어린이에게 군침이 도는 것. 그러나 이 과자들이 마음놓고 먹을 수 없거나 허풍으로 어린이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영세업자들이 만든 과자에는 유독성 색소와 유해물질이 섞여 어린이들의 건강을 해치기 일쑤이고, 「톱·메이커」의 제품은 질에서는 낫다지만 큼직한 포장에 견주어 볼 때 알맹이는 3분의1, 허풍으로 속임수를 쓰기 예사이다. 「어린이들의 달」을 맞아 과자만이라도 알차게 해주자는 부모들의 하소연-.
모제과의 만화극장「캐러멜」의 경우 가로 5.8㎝, 세로 9.3㎝, 두께 2㎝의 종이 곽 안에 「캐러멜」알 10개 (27g)를 「비닐」종이에 싸 넣었다. 「캐러멜」알이 차지하는 용적은 가로 3.4㎝, 세로 4.5㎝, 두께 1.7㎝로 상자의 반도 차지 않는다. 같은 회사의 판박이「캐러멜」은 상자의 3분의1에 내용물이 들고 나머지는 공간. 모제과의 「S·캐러멜」은 가로 6.4㎝, 세로 11.4㎝, 두께 2㎝의 큼직한 상자 안에 6개(35g)가 들어 20원에 소매된다. 「캐러멜」알을 「셀로판」종이로 쌀 때 「트위스트」형으로 포장, 가장자리의 「셀로판」종이 때문에 부풀게 보이도록 했다. 이 「캐러멜」상자의 윗부분 2.7㎝공간에는 조그만 장난감 1점을 넣었다.
모제과의 양갱 50원짜리(80g)는 손으로 흔들어보면 포장과 내용물 사이에 너무도 큰 공간이 있다. 상자의 크기는 가로 5㎝, 세로17㎝, 두께 2㎝로 겉종이 안에 두꺼운 종이로 둘러쌌다. 내용물은 가로 4.3㎝, 세로13㎝, 두께 1.5㎝로 세로의 차이는 4㎝. 어린이들의 눈에는 양갱과자가 겉모양만큼 크게 보인다.
서울 동대문시장 과자도매D상회 주인 이원배씨(35)는 몇 년 전만 해도 포장상자 안에 내용물이 가득 찼으나 최근에는 포장만 큼직하고 화려하게 되어 내용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특히 일류 「메이커」의 「캐러멜」「초컬리트」양갱 「캔」들이 알사탕 등을 과장포장의 예로 들었다.
각 제과회사는 금박지, 은박지에 「비닐」을 입힌 대형포장지에 원색인쇄를 하는 등 겉보기에 화려한 과장포장을 하여 소비자의 눈을 속인다는 것이다. 알사탕의 경우 D제과제품은 1백10g에 소매50원이나, L제과는 80g에 50원이며, O제과의 「초컬리트」는 30g에 50원, L제과는 28g에 50원을 받고있다.
이에 대해 상공부당국자는 현행법규로 이 속임수를 규제할 수 없어 공정거래법이나 소비자보호법등의 제정이 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연방규격(F·S)에 의해 과자류 포장의 경우 내용물과 포장상자사이의 간격을 규제하고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공산품 품질관리법에도 과자류는 표시상품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현행 식품위생법 제8조1항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거나 영업상 사용하는 기구와 용기·포장과 그 원재료에 관한 규격에 필요한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되어있으나 과자류에 관한 구체적인 규제조항이 정해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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