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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장난감 선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어린아이들은 비행기 놀이·나무토막 쌓기·줄넘기 같은 놀이를 통해서 성장한 후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종의 체험을 터득한다. 이런 놀이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훈련」이기 때문에 종래 장난감을 선택하는 부모들의 입장은 지나치게 교육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일련의 연구에 의하면 교육적인 장난감이 아이들에게 반듯이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 「케임브리지」 의대의 「리처드·핀블룸」 과「하버드」 의대의 「피터·울프」박사는 『무엇보다도 정신적인 미덕·정직성·「모럴」이 필요한 현대 사회에서 왜 어린아이들에게 지능의 발전만을 일찍부터 기대하려 하는가?』 라고 반문한다.
「핀블룸」 박사는 어린아이들을 키워 가는데 있어 그 연령에 따라 일정한 계획을 짜 놓고 『2세때는 「불록」을, 3세때는 기차를…』하는 식의 강제적인 교육 계획은 전혀 쓸데없는 것이며 오히려 부모들은 미적·예술적인 면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①유아의 인식력은 한순간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②어린아이들은 교육적인 장난감을 통해 얻는 것이 거의 없다.
③지나치게 일찍부터 복잡한 장난감을 갖고 놀게 되면 아이들은 그 장남 감에 대해 공포심을 갖게 된다.
④눈에 금방 나타나는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처음에는 교육적인 장난감을 사들이는데 많은 낭비를 했지만 그 장난감을 아이보다 오히려 나 자신이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사실 그러한 장난감이 「프라이팬」 이나 냄비보다 더 이로울 건 없다』고 「뉴요크」의 한 주부도 경험을 말한다.
「케임브리지」에 살고 있는 다른 어머니는 『생후 몇 개월 되지 않은 어린아이를 위해 시청각적인 장난감은 필요하지 않다. 그 아이는 간단한 장난감을 통해서도 상상력을 발휘, 자기 나름대로 즐길 수 있으며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장난감 때문에 오히려 발육이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잘 만들어진 장난감이 저소득층의 가정이나 시골의 빈민가의 경우에는 유용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보고 듣고 실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장난감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연구기관에서는 어린이들에게 교육적인 장난감으로 아기용 침대를 고안해 냈다, 이 침대는 보고 듣고 실험할 수 있는 간, 장난감을 돌려 가며 선택할 수 있는 간과 기어다니는 아기들을 위한 간이 마련되어 있어 아기들의 발육 정도에 따라 알맞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침대는 가정용으로 고안된 것이 아니므로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가격이 비싸 부모들이 장만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핀볼룸」 박사는 『부모들이 점차 장난감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기 시작한 증거』 라고 말하고 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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