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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얼마나 진척됐나|착공1년…그 중간 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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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청과 성동역 앞에 각각 널따란 지하2층의 지하철역 광장과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서울의 지하철이 착공된 지 만1년. 우리기술진의 힘으로 총 공사의 22% 진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역∼청량리간의 1호선 지하철 총 연장9.54㎞중 토공2.5㎞, 구조물1.25㎞가 완성된 것이다.
양탁식 서울시장은 지하철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교통혼잡에 짜증을 느껴온 시민들의 이해를 위해 일부 완성된 시청 앞·성동역 앞 지하 「플랫폼」과 서대문·세운상가 앞의 「터널」을 착공1주년인 12일부터 일반시민에게 공개키로 했다.
지하철 1호선을 12공구로 나누어 현재 8개 공구가 8개 건설업자에 의해 각각 건설 중에 있다.
나머지 4개 공구도 올해마저 착공, 내년 9월말에 「터널」과 정류장 등 구조물을 모두 끝마치고 12월말까지 자갈을 깔고 「레일」공사를 한 다음 시운전을 시작, 완전개통은 2년 후인 74년4월12일에 할 예정이다.
참으로 서울의 지하철은 아슬아슬하게 착공되었다. 작년 총선거의 마지막 건설 「붐」을 타고 착공되었으니 망정이지 4∼5개월만 늦었어도 서울의 지하철착공은 염두도 못 냈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간부들의 중론이다. 서울시재정형편상 작년 지하철착공은 경기 「붐」을 마지막으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작년하반기 또는 올해 같은 재경형편으로는 지하철 건설이란 꿈도 꾸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하철 1호선9·54㎞건설에는 무려 2백73억5천5백 만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든다. 길이1m 건설에 2백87만원이 드는 셈이다.
1호선 지하철 건설자금2백73억5천5백 만원은 외자2천만 「달러」(75억 원)와 내자1백98억5천5백 만원으로 충당된다. 외자에 대한 차관협정은 지난7일 국무회의를 통과, 10일 일본에서 협정조인을 끝마쳤다.
내자1백98억5천5백 만원은 서울시자체자금 1백억 원과 차관1천5백만 「달러」(56억2천5백 만원) 그리고 정부보조 42억3천 만원으로 이루어진다.
내자 중 1천5백만 「달러」의 차관은 물자차관으로 10일 차관협정조인이 끝나 늦어도 오는 6월부터는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서울시당국자는 말하고 있다. 재정상 문제는 1백억 원의 시 자체자금이다. 작년 봄까지 구획정리체비지가 사정가격보다 몇10배의 가격으로 팔려 서울시 재정형편상 호경기를 맞았을 때는 몰라도 올해 같은 불경기에서 내년까지 2년 동안 40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어떻게 지하철건설에 지원해주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양 시장은 『서울의 지하철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마 당에 서울시총예산 1백억원 중 40억 원의 지원이란 그리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고 굳은 결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모든 시민이 지하철개봉을 앞두고 교통혼잡에 대한 짜증을 간신히 참고 있는 것과 같이 서울시도 급하지 않은 각종 건설공사는 잠시 중단, 지하철건설에 온 재원을 쏟아야 된다는 결의 이기도하다.
사실 서울의 지하철건설은 말도 많았다. 겨우 시민소득이 2백 「달러」정도밖에 안 되는데 무슨 지하철 건설이냐는 의견도 있다. 한편 7년 전 청계천복개를 시작할 때 이미 지하철건설을 계획했더라면 보다 값싸게 그리고 보다 도시 미를 살려 건설 할 수 있었지 않았느냐는 안타까움도 있다. 또 그나마 작년에 착공되지 못했다면 지하철건설은 몇 년이 더 뒤로 늦추어졌을지 모른다는 안도감도 있다.
여하튼 지하철은 착공되고 이미 작년에 22억 원의 서울시 자체자금이 투입되어 건설되고 있다.
국보1호인 남대문을 둘러싸고 문화재파손문제로 말썽을 일으켰던 남대문주변2공구공사는 남대문 쪽 1백30m외벽에 두께 5㎝의 「코르크」를 깔고 「시멘트」를 쳐서 방진 벽을 만들었으며 「레일」밑바닥 구조물 길이 5백m에도 「코르크」를 깔아 진동을 차단했다.
금명 년 지하철건설부장은 『이곳일대 30m 마구간에는 공사 때 박은 강 말뚝을 뽑지 않고 흙 막이 벽을 그대로 매실, 도로상의 자동차의 진동도 전달되지 못하도록 되어 남대문에 대한 진동보호는 지하철공사이전보다 오히려 더욱 강화된 셈』이라고 말했다.
1호선공사도중 서울의 흙과 지반은 대체로 공사하기에 좋은 성분으로 나타났다. 깊이 13m이상을 파야하는데 8m∼10m에 가서는 대개 암반이 나와 이 암반 위에 「터널」구조물을 설치하게 되었다.
또한 1호선공사의 커다란 성과는 체신구의 병설이다. 대개의 구간에서는 체신구를 「터널」뒤에 설치했으나 정류장 등에는 정류장 밑으로 설치, 그 공사도 적지 않은 시간과 인원을 소비했다. 체신구에는 마음대로 사람이 들어가 다니며 각종전선·전화선을 수리, 가공토록 되어있다.
세계에서 44번째로 건설되는 지하철1호선이 완성되면 청량리에서 서울역까지 18분. 60대의 차량이 6량씩 편성되어 「러쉬아워」에는 5분 간격, 기타시간에는 7분30초 간격으로 운행된다. 1일 수송능력은 40만 명.
서울시는 작년9월1일 교통부장관으로부터 철도영업면허를 받아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영하는 사설철도로서 지하철을 운영하게 된다.
앞으로 서울시는1호선 토공이 끝나는 내년9월말부터 2호선(영등포∼마포∼서대문∼시청앞∼왕십리∼성수동) 35.5㎞를 착공할 계획이다.
지하철 건설에 대한 외국차관은 차관 중 가장 용이하다는 정평이 있어 2호선에 대한 차관도 전망이 밝다고 서울시 지하철관계자는 내다보고 있다.<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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