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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교생의 비행 양상과 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 중의 하나다. 우리 나라의 경우 청소년의 비행은 날이 갈수록 증가되고 있는데, 특히 그 종류와 방법 등이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이화여대 인간발달연구소(연구자 박준희·전찬화·황응연)는 서울시내에 있는 남녀 중·고교(남52·여33)학생 (남6백53명·여3백21명)을 대상으로 「부적응 행동과 그 원인」을 조사, 발표했다. 다음은 조사내용을 요약한 것.
중·고등 학생들이 일으키는 부적응 행동의 일반적인 경향은 불건전한 오락이 가장 많아 (33%)전체의 1/3을 차지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행동의 빈도순위는 흡연·극장출입·음주·유흥장 출입이다. 환각제 사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으로 많은 것은 폭행(23%)인데 전체의 1/4을 차지하고 내용의 순위는 싸움·난폭한 장난·상해로 되어있는데 싸움이 압도적으로 많다. 세째로는 무단 결석이며 다음이 가출·도벽·성적비행의 순으로 나타나고있다.
남녀 성차 면에서 보면 남자는 불건전한 오락과 폭행이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여자는 41%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높은 비율을 보여주는 항목은 도벽·금품낭비·성적 비행이다.
부적응 행동을 중·고교별로 나누어보면 중학생은 폭행이 가장 높은데(23.5%) 비해 고교생은 불건전한 오락이 우위(40.2%)를 차지하고있다.
중학생의 폭행은 그들이 청년 초기에 있고 아직도 아동기의 특징인 자아중심성에서 덜 벗어난 데서 오는 현상이고, 고교생의 압도적인 불건전한 오락은 신체적으로 성인에 가깝게 자란 그들의 호기심과 어른이 되었다는 심리작용이 큰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조사자는 풀이하고 있다.
다음은 무단결석·가출·도벽 등에서 중학생이 고교생보다 높게 나온데 반해 고교생은 가장 낮은 항목으로 나와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무시험 전형으로 중학생이 된 이들의 능력과 특성이 넓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중·고교 학생들이 이와 같이 일으키는 부적응 행동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첫째 환경적 사회적 요인이 가장 많고(42%), 다음이 가정적 심리적 요인(38%)이고, 끝으로 개인적 심리적 요인(19.7%)으로 나타났다. 결국 중·고등학생들이 부적응 행동을 하게 되는 원인은 개인 또는 생리적 요인보다는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가정과 환경적 요인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환경적 요인을 학교와 지역사회로 나누어보면 후자가 25%를 나타내고 있어 단일요인으로서는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정적·심리적 요인도 청소년 스스로에게는 전혀 책임이 없는 결손가정과 가정경제조건이 23%를 차지하고있다.
총체적 경향을 성별로 보면 남학생이(46%) 여학생보다 (34%)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으며, 가정적·심리적 요인은 여학생이 (43·8%) 남학생보다 (35%) 월등히 더 받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있다.
이와 같은 중·고등 학생들의 부적응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으로 조사연구자는 학교·가정·사회·「매스컴」 그리고 국가정책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는 이러한 원인을 계속 파악하고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생상호간의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며, 학생들의 개인차에 유의하고 특별활동, 여가선용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가정 및 지역사회와 깊은 협조관계를 맺어야한다.
가정은 자녀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성장해 가는 자녀에게 인격을 존중하는 한편 그들로 하여금 가정을 자랑할 수 있게 하고 일관성 있는 훈육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사회는 환경순화운동과 청소년을 위한 건전한 오락시설 마련, 소비성 풍조를 없애는데 노력한다.
「매스컴」은 청소년의 건전한 발달을 위해 자율적인 규제를 해야하며 국가적인 시책으로 가치관의 확립이 시급함을 역설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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