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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카노↔본사 김영희 특파원 전화|5원칙 내세운 건「대만」겨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현재 북경에서「닉슨」대통령의 중공방문을 취재중인 본사와의 특약 사「워싱턴·포스트」지와「볼티모·선」지의 각 특파원인「스탠리·카노」기자와「필립·포터」기자는 미-중공 정상회담에서 한국문제가 이미 토의되었다는 확증을 아직은 잡지 못했지만 한국문제는 결국 토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노」·「포터」두 특파원은 북경시간 23일 기자단이 묵고 있는「민족반점」의 한방에서 북경-「워싱턴」·북경-동경 국제전화로 「워싱턴」주재 김영희·동경주재 조동오 두 본사특파원과 대화하는 가운데 이와 같이 말했다.
「카노」·「포터」두 기자와 본사의 김영희·조동오 두 특파원간의「북경일-워싱턴」·「북경-동경」간의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북경↔워싱턴>
김 특파원=지금까치 미-중공 회담에서 한국문제가 토의되었는가?
카노=공식발표가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한국문제가 결국 토의될 것으로 본다.
김=한국문제가 반드시 거론된다고 보는 근거는?
카노=주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문제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중공의 입장에서 보면 주한미군문제 같은 것은 앞으로 미-중공관계의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의 하나다.
김=한국문제가 토의된다면 어느 정도 깊이 다뤄 갈 것인가?
카노=아직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출발점은 상대방의 의사타진이 될 것이다.
김=모가 예정을 훨씬 앞당겨서 「닉슨」을 만난 사실이 갖는 의의는?
카노=이번 「닉슨」방문 전체를 통해서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모의 존재는 신격화되어 있다. 그러나 모가 「닉슨」을 도착 4시간만에 만났다는 사실은 그가 미·중공화해를 전폭적으로 지지, 격려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 중공의 권력투쟁에서 「닉슨」방문이 주·임 표간의 대결의 초점이 되어오던 사실을 고려한다면 모의 행동은 주의 정책에 대한 최종적인 재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닉슨」-주 회담에 좋은 영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김=「닉슨」-모 회담은 솔직하고 진지했다고 발표되었는데 그것은 일부 보도된 대로 견해차이가 컸다는 의미인가?
카노=공산국가의 표현방법으로 보면 그렇다. 그러나 의견이 대립되었다는 말이라기보다 지금까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정상회담은 미-중공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카노=그것은 「닉슨」행정부가 강조해온 것이다. 그러나 미-중공 관계라고 해도 그 두 나라만 진공상태에서 처리될 성질이 아니고 보면 주변문제도 자연히 토의되게 마련인 것 같다. 다만 토의 정도나 합의가능성만은 예정조차 하기 힘들다.
김=현재 북경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떤가?
카노=우선 이곳 사람들의 친절에 놀랐다. 특히 「닉슨」일행을 맞는 중공관리들은 대단히 협조적이고 우호적이다.
김=주는 평화공존 5원칙의 바탕 위에 미-중공 관계를 정상화하자고 역설했는데 주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카노=영토보전 권인 것 같다. 미-중공 관계정상화를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물은 말할 것 없이 대만문제이다. 주가 공식정상회담에 앞서 평화공존 5원칙을 강조한 것은 대만에 대한 중공의 관할권을 인정하라고 미국에 암시적으로 요구하는 것 같다.
김=미-중공 정상회담에 임하는 중공의 태도는 진지한가?
카노=말할 것도 없이 진지하다. 그것은 「닉슨」을 맞는 모택동의 태도, 주의 만찬회연설, 그리고 「닉슨」-주 회담 분위기가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역시 중공은 미국과의 관계를 전환하려고 마음먹은 것 같다.
김=그곳 일반시민들의 반응은?
카노=아직 일반시민들을 접촉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닉슨」도착, 「닉슨」-모 회담, 만찬회 등의 「뉴스」가 신화사통신을 통해 전례 없이 신속히 보도된 것을 보면 일반시민들의 반응이 긍정적이거나, 적어도 정부가 그렇게 유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지난 21일 북정도착이래 지금까지 관찰한 바를 토대로 말할 때, 지금 분명히 역사의 새로운 장이 기록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카노=분명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정상회담의 성과나 내용 같은 것을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전망은 「닉슨」-모 1차 회담이후 크게 밝아졌다. 중공의 신문·방송들은「닉슨」-모 회담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서방개방
사회와는 달라 모두가 추측일 뿐이다.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 지금 나가야할 시간이다.
김=귀중한 시간 할애해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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