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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핑」교통요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버스와 택시 요금인상이후에 웃지 못할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일부와 경기도며 대전의 시외버스들이 손님이 없어 덤핑영업을 하고있는가 하면, 서울시내와 주요도시의 택시들은 주로 도심지주변에서만 운행하려는 경향이 늘어나 교통체증의 중요원인이 되고있다.
시외 「버스」의「덤핑」현상은 대전∼서울간의 인허 요금이 6백20원인데, 5백원만 받고있는 형편이며, 서울∼수원간도 2백20원을 60원이나 「덤핑」하고 있다. 또 서울시내의 화곡∼난곡, 난곡∼양남 간을 운행하는 좌석버스들도 20원 또는 25원밖에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나 교통부당국도 버스요금의 이 같은 덤핑행위를 인지하여 단속에 나섰다고 하나, 교통부는『모순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다시 하향 재조정토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것은 교통부가 버스와 택시요금인상에 있어 업자 측 입장만을 고려한 나머지, 실지로는 비현실적인 인상률을 적용해 주었기 때문에 빚어진 행정상의 미스라고 혹평하더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통부가 뒤늦게나마 버스요금인상의 불 합리점을 인식하여 덤핑요금의 하향조정을 지시하고 즉각적인 시정용의를 표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 도시주민 가운데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택시요금의 불합리한 인상이다. 택시요금은 66년1월15일까지만 해도 기본요금이 2㎞에 30원이었고, 주행요금은 5원이었다. 그것이 66년1월16일에 배로 올라 기본요금 60원에 주행요금이 5백m에 10원이 되었다.
70년6월1일에는 기본요금이 80원에 주행요금은 3백50m에 10원이 되었다. 그것이 1년 반만에 기본요금은 90원으로 주행요금은 5백m에 20원으로 올린 것이다. 70년4월1일의 택시요금과 비교해 보면 현재의 기본료금은 50% 인상되었고 주행요금은 1백%나 인상되어 2년 동안에 주행요금이 2배나 늘어, 물가앙등의 선도적 역할을 했었다. 그러던 차 이번 택시요금의 인상을 에워싸고는 또 다시 각계에서 불평이 쏟아지고 있는 듯하다. 요즘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업계의 전반적 불황 탓인지 택시 타는 사람이 눈에 뛸 정도로 줄어들었는데, 주행요금을 일시에 43%나 올렸기 때문에 원거리승차손님은 거의 없어지고 택시이용자들이 좌석 버스로 몰려들어 택시운전사들 수입은 요금인상 전만도 더 못해졌다고 야단들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번 택시요금의 인상으로 혜택을 입은 사람은 오직 버스업자 만이라는 푸념이 나올 만도 하다.
교통부에서 내놓았던 택시요금인상원안은 기본요금 1백원으로 25%를 올리고 주행요금은 5백m당 20원으로 43%를 올리기로 되었었다. 그것이 일부 택시업자들의 농간으로 요금이 별반 인상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하여 기본요금만 90원으로 13% 올리고 주행요금은 그대로 43%인상했다고 한다.
그 결과로 택시이용자는 근거리만 타게되고, 택시는 도심지 주변에서만 맴돌게 되어 교통체증을 격증시키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택시업자들은 그 동안 도심에서의 교통소통이 잘 안되기 때문에 병산제 요금안을 수차 건의하였는데 이와는 정반대로 원거리요금은 43%씩 이나 인상한 반면, 근거리는 13%만 인상한 것은 초승요금이나 계속 주행요금이나 2㎞에 80원씩 하게 하는 것으로 서울시나 교통부의 무정견을 나타낸 것이라고 하겠다.
서울시와 정부당국은 도심지인구집중을 막기 위해 도심지의 건축억제조치까지 취했던 것인데, 이번 택시요금의 인상은 이러한 기본정책을 전혀 무시한 꼴이 되고 말았다.
교통부로서는 날로 심각해가고 있는 도심지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조속히 택시요금의 재조정을 단행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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