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사회갈등 경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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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 사회학계의 원로 송복(宋復.66) 연세대 명예교수가 강단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정년퇴임 이후 9개월 만이다. 고별 강의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그의 보수적인 입장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여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다.

宋교수는 올 1학기 특별 초빙교수 자격으로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교양과목 '인간과 사회'를 맡았다. 지난 4일 첫 강의에서는 '대학과 중.고교 생활의 다른 점 7가지(七異)'를 주제로 삼았다.

당시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은 대학에서 공부하는 방법을 포함해 인생관.세계관 등 거대담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갈등 구조 속에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기존의 지역.노사 갈등에 더해 최근에는 이념.세대.권언(權言).정경(政經) 갈등이 혼재돼 있는 상태죠. 지난 3.1절 때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제각기 기념행사를 갖고 강력하게 자기 주장을 표출한 것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도 '반핵반김(反核反金)'집회에 참석했지만, 첨예한 대립과 극단적인 양극화는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단을 떠났던 동안에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디지털대학에서 사이버 강의를 하면서 집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자유민주주의의 장점 중 하나는 '어리석을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이 자유를 철저히 이용해야만 엘리트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사회구조.가족.정체성 등을 다루면서 개인이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치를 알기 쉽게 강의할 계획입니다."

그는 '논어' '맹자' 등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조명하는 책도 계속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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