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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 지방은 회복 중 … 주민들 활기 넘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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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대학 및 미야기대학에 다니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 엄태봉, 서하나, 성치국(왼쪽부터) 씨가 센다이의 현황에 대해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일본관광청]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은 지진 발생 2년여가 지나 복구가 진행되면서 일상적 생활로 되돌아왔다.

센다이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 엄태봉(31), 성치국(23), 서하나(20) 씨에게서 이곳 생활에 대해 들어 보았다. 엄태봉, 성치국 씨는 지진을 겪었으며, 서하나 씨는 지진 이후 센다이에 왔다.

 엄태봉: 의정부 출신이며 2007년에 왔다. 도호쿠대학 법학연구과 박사과정(정치학 전공)에 재학 중이다. 고등학생 때 J-pop을 듣고 일본에 흥미를 갖게 됐으며, 대학 입시 때도 일본학과 등 일본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에 응시했다. 도야마대학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서하나: 인천 출신이며 미야기대학(宮城大<5B66>) 사업구상학부 사업계획학과 1학년이다. 2012년에 왔다. 중학교 때 어머니의 일로 센다이를 방문했는데 마음에 들었다.

 성치국: 부산에서 와서 도호쿠대 경제학부 경영학과에 다닌다. 부모님의 일 때문에 센다이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이 내게 맞다고 생각해 시험을 봐서 2010년에 왔다.

 엄태봉: 센다이의 첫 인상은 친절함이다. 2007년 10월, 나고야에서 야간 버스로 도착 후 기숙사로 가야했는데, 전혀 모르는 곳이어서 난감했다. 그때 중년 여성들이 정류장까지 안내해주고 버스 타는 것까지 봐줬다.

 서하나: 처음에는 이시노마키(石卷)에 살았다. 거기서 본 지진 피해지는 TV에서 본 것 이상이었다. 심한 지진을 겪었음에도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 놀랐다. 축제도 활기가 넘쳤다.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과 강한 정신력에 놀랐다.

 성치국: 초등학교 1학년 때의 기억은 별로 없다. 어른이 돼 새로 보면서 자연과 마을이 조화를 이룬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엄태봉: 지진 발생 후 자원봉사에 참가했다. 재난지역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성치국: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다나바타 마츠리. 에도시대 초기에 여성들의 문화행상을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사진 미야기현]

 서하나: 미치노쿠 요사코이 마츠리(祭り: 축제)가 기억에 남는다. 감동했다. 참가하고 싶어서 참가 가능한 단체를 찾고 있다. 재즈 페스티벌과 다나바타 마츠리(七夕祭り, 8월6일부터 3일간 열림)도 좋았다. 일본풍이든 서양풍이든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좋다.

 성치국: 온천을 좋아한다. 미야기에 아키우(秋保)와 사쿠나미(作?), 나루코(鳴子)라는 온천이 있는데, 나루코온천을 좋아한다.

즌다모치. 풋대두를 으깨 설탕을 섞어 만든 고명. 센다이의 대표적 음식이다. [사진 미야기현]

 엄태봉: 나루코온천에는 11종류의 수질 중에 9종이 있다고 며칠 전에 봉사활동 갔다가 들었다. 미리 알았으면 그 중 반이라도 들어갔을 것이다. 센다이는 아담해서 좋다. 이치반쵸(一番町, 센다이시의 상점가)와 아웃렛몰 등 쇼핑하기 좋은 장소가 많다. 음식은 규탄(소 혀 구이)과 즌다모치(풋콩을 으깬 후 설탕을 섞어 만든 고명을 얹어 먹는 찹쌀떡)가 유명하고, 유적으로는 센다이성(仙台城)과 하치반 신사(八幡神社)가 볼 만하다. 축제로는 봄의 아오바 마츠리(靑葉祭り, 5월 세 번째 일요일과 그 전날 열림), 여름의 다나바타 마츠리, 가을의 죠젠지 재즈 페스티벌, 겨울의 빛의 축제가 있다. 또 축구팀 베가르타 센다이, 야구팀 라쿠텐, 농구팀 센다이89ERS 등 프로 구단이 있다.

 서하나: 규탄을 좋아한다.

 엄태봉: 즌다모치를 추천한다. 한 입에 확 느껴지지는 않지만 조금씩 맛을 느끼게 된다. 연구 이외에 시간이 있을 때 국제교류 활동에 자주 참가한다.

 서하나: 일본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적극 활동하지 않지만, 주말 상점가 분위기는 활기차고, 사람 구경도 재미있다.

 성치국: 버스를 이용해 대학에 통학할 때 고토다이공원(勾<5F53>台公園) 앞을 지나간다. 그곳에서는 자주 주말을 이용해 축제가 열린다.

우에스기 눈등롱 마츠리. 눈이 많은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에서 열리는 축제이다. [사진 야마가타현]

 서하나: 마츠리 체험을 추천한다. 요사코이는 젊은 층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엄태봉: 봄의 아오바 마츠리를 추천한다. 신록을 느낄 수 있다. 오전에 센다이에 도착해 즌다모치를 먹고 하치반신사(八幡神社), 센다이성, 박물관을 둘러본다. 그리고 죠젠지 거리(定禪寺通り)로 와서 스즈메 오도리(すずめ踊り)를 본 후, 규탄을 먹으면 센다이의 30~40% 정도는 둘러본 셈이다.

 성치국: 여름에 아키타의 니시모나이 본오도리(西馬音<5185>盆踊り, 8월 16일에서 18일까지 열림)를 보고 왔다. 아직도 이렇게 시골마을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에 놀랐다. 작년 가을에는 후쿠시마현 니혼마츠시(二本松市)에서 열린 니혼마츠 키쿠닌교(二本松の菊人形, 국화 인형전)전에 갔다왔다. 한국 국화를 사용한 전시회도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교류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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