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바뀌는 북경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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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경 24일 DPA합동】북경의 거리풍경은 「로마」자의 화려한 점두간판들이 등장함으로써 하룻밤 사이에 바꿔가고 있으며 특히 「네온」불빛의 간판들도 북경의 화려한 야경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색조를 띤 간판들은 한자와 「로마」자로 상호와 그곳에서 파는 상품이름들을 밝히고 있는데 중국인들이 「로마」자로 간판을 표기한 것은 현재 사용되는 수 천자의 한자를 대체하여 「로마」자를 일반이 쓰도록 하려는데 궁극목표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그것의 효과는 당장 북경거리를 배회하는 외국인이 이방인의 정취를 보다 덜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북경거리를 밝게 하는 작업은 22일 전부터 시작되어 현재 그 작업이 한창인데 이는 「닉슨」 미대통령의 북경방문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 같다.
그보다는 지난 2년간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진행되어온 문혁 후의 정상화과정의 마지막조처인데 문혁 당시 홍위병이 취한 최초의 행동은 「로마」자의 간판들을 뜯어 태우는 일이었으며 수년간 북경에 체재해온 서방외교관들은 북경은 1965년 당시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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