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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받았던 석공운영솜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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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새해 들어 시무를 한 첫날인 4일 태완선 부총리와 장예준 건설장관을 임명하는 일부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당사자들조차 발표 때까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할 만큼 전격적인 것이었지만, 박대통령이 적자투성이었던 석탄공사의 운영을 단시일 안에 본궤도에 올려놓은 태 장관의 솜씨와 청렴결백한 성품을 기회 있을 때마다 칭찬했던 것으로 미루어 오래 전에 결심한 인사였던 듯.
한편 장 건설의 기용은 그가 현직 차관 중에서 최고참이며 김학렬 전 기획원장관이 신병을 앓는 동안 차관으로서 금년도 예산안통과에 실력을 보인 때문이라는 얘기.
이번 개각에 있어서는 이례적으로 박대통령이 백남억 공화당의장과 협의하지 않고 김종필 총리가 4일 낮 백 당의장을 중앙청에서 만나 개각과 총리비서실장 임명문제 등을 협의했는데 백 당의장은 이영근씨가 후임총리비서실장으로 어떠냐는 말에 『이영근씨면 당에서도 쌍수를들어 환영한다』고 찬성했다고.
건설부장관으로 임명된 장예준 기획원차관은 이날 경제기획원 국장과 함께 공화당사에 들러 백 당의장 등 당간부들에게 기획원 「팀」의 신년인사를 하고 사무실에 돌아가서야 자신의 인사를 처음 알았다고.
지난 69년6월 이후 만2년반 동안 경제각료 「팀」의 책임을 맡아온 김학렬 전 경제기획원장관은 4일 서울혜화동 자택서 쉬면서 사표수리소식을 들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위궤양증세로 앓고있는 김씨는 구랍 병세가 악화된다는 진단을 받고 공직에서 물러날 것을 결심했다는 것인데 이날 퇴임부총리 댁에는 기획원의 국장급 몇 명이 위로인사차 다녀갔다.
마침 각료경질 직후 김종필 총리는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어 태·장 두 장관의 신임인사도 하게 하고 새해 시정얘기도 했는데 물러나는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도 참석치 않았다.
22개 대선거구제 개혁안을 설명하면서 구태회 공화당정책위의장은 당 내외의 세찬 반대분위기를 의식하는 듯 『비상사태 하에서 정치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하는 말을 반복했다.
구 의장은 『이제 도가 초선의원들에게 불리하다고들 하지만 작년 선거 때 공화당의 공천을 본다면 공천기준이 어떠냐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도 했고 집권당에 39석의 「프리미엄」이 과다한 것이라는 비판에 『미국식 사고로 생각하면 그럴지 모르나 한국의 정치현실을 제대로 보는 사고라면 집권당의 절대안정세력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야당간부들은 『공식으로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고 했지만 이중재 의원 같은 이는 『보위법 못지 않게 야당이 반대해야할 정치적 의미를 가진 법안』이라고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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