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리포트] 색소침착 없이 검버섯 레이저 치료 길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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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버섯은 나이테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같은 얼굴도 나이를 더 들어보이게 한다. 더욱 젊어보이고 싶은 현대인에게는 숨기거나 없애고 싶은 대상이다. 요즘은 레이저를 통한 검버섯 치료가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있었다. 치료부위가 빨갛게 올라오는 홍반이 생기거나 색소침착이 그것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의료진이 기존 부작용을 확 줄인 레이저치료법의 효과를 입증했다. 연세스타피부과 연구진과 연세대의대 피부과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지루성 각화증(검버섯)에 대한 레이저의 치료효과’ 연구결과, 검버섯 치료 부작용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16개의 검버섯 치료에 ‘젠틀맥스(GentleMax)’ 레이저를 사용했다. 젠틀맥스는 2000년대 후반 국내에 도입돼 주로 기미나 잡티 등 색소성 질환에 사용돼 온 레이저다. 검버섯은 기미·잡티보다 표면이 두꺼워 일반 레이저를 사용할 경우 홍반 등 부작용이 생기고, 여러번 치료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결과 13명의 검버섯 환자 중 11명(85%)의 환자에서 색소침착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나머지 2명도 피부가 탈색되는 경미한 저색소증이 발견됐지만 추가 치료 없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이번 연구는 젠틀맥스가 검버섯 치료에도 부작용 없이 치료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젠틀맥스는 피부 깊숙이 침투하지만 레이저를 쪼인 직후 냉각가스를 피부에 쏴주는 것이 특징이다. 레이저로 인한 열손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기 때문에 색소침착이 남을 가능성이 적은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강도높은 레이저로 뿌리까지 제거하기 때문에 재발가능성이 작고 치료횟수도 줄일 수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은 “기존에 검버섯 치료에 사용되던 레이저는 피부가 색소침착을 유발할 가능성이 컸다”며 “젠틀맥스 레이저치료가 두껍고 큰 검버섯도 1~2회 치료로 부작용없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3 ‘유럽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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