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매스컴의 환심보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폐쇄돼온 북괴의 얼굴이 최근 일본 신문기자들의 북괴방문 붐으로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조총련이 주선, 북괴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고 김일성과의 단독 회견으로 북괴의 과잉 PR의 선봉에 나선 조일 신문의 후등 편집국장 등 3명의 취재반과 공동통신 팀, 이어서 미 농부 동경도지사수행기자단 10명

<각지서 연재물로 다뤄>
중공선풍에 이어 북괴는 일본 매스컴의 총아로 등장 연일 지면에 북괴 내막이 PR되고 있다. 특히 미농 부지사 수행기자단의 르포는 그들의 말대로 「자유취재」가 아닌 「다른 체제」 속에서의「제한취재」였다지만 간간이 북괴가 감추지 못한 치부, 일본인 기자들의 인식 착오에서 오는 난센스가 연재물을 통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만화. 새롭고 놀랍기 보다 폭소가 나올 지경이다.
기자들은 북괴여행을 가리켜 『정식 「메뉴」대로 먹고 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일정 행동은 북괴가 짜 놓은 스케줄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촬영도 부자유, 저녁에는 갈 데가 없는 나라에서 매일 밤 모란봉 대극장의 혁명극과 혁명 창을 싫도록 들어야만 했다. 조일의 연재는 『「주체」(일본 음으로 표시)의 나라 북조선』, 매일은 『북조선-사람들의 살림』, 독매는 『북조선-건설과 인간과』, 일경은 『중국·북조선을 돌아보고』로 3회∼10회까지 겉으로만 북괴의 실정을 소개했다.

<북괴 눈치보며 보도>
집필자들의 말대로 『나도 신문기자인데 사실보도에 충실했지만 알다시피 북괴에는 각 사에 먼저 상주특파원을 보내고 싶고…체제가 다른 나라이기 때문에 눈치도 봐야하는 사의 입장도 있고 해서…』대체로 북괴에 대한 예찬조가 많다.
조일 신문 11월19일 조간 『자립노선을 걷는 북조선』의 화보는
①평양시의 중심부 천리마로의 빌딩 가 ②유치원 ③평양시 학생 소년 관전 ④공장가의 사진가 설명을 게재했다. 유치원 아동들의 옷은 색동저고리와 치마, 웃음은 밝지 못하다. 어린이가 등장하는 사진은 모조리 색동옷의 색채 효과를 내기 위해 색동옷을 등장시킨 사진을 놓고 일본기자들은 예복이 나아졌다고 평했다. 소년 궁전의 사진은 『붉은 청년 근위대』에 가맹한 16세의 소녀들이 4연 기관포를 썩 잘 조작한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유치원의 5세의 소녀가 「미제」를 증오했다면서 그 원인을 전쟁에 돌리고 있다 5세, 16세의 순정을 더럽힌 통치에 대한 비판은 없다. 만약 이런 일이 일본서 일어났으면 조일은 맨 먼저 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야단이었을 것이다.

<대로엔 차 한 대의 사진>
한때는 「스탈린 로」라고 불리었다는 「천리마로」의 길의 폭은 사진으로 보더라도 세종로 너비는 될 것 같다. 전시용 또는 군사용(일본기자 말)으로 닦은 대로에서 보이는 차는 「트롤리·버스」 1대, 서너명의 사람이 마구 큰길을 유유히 횡단하고 잇다. 조일은 보충설명에서 『교통사고가 없는 나라』 『공해 없는 도시』라고 부러워했지만 쓸모 없이 넓은 견에 통행하는 차량이 없으니 교통사고가 날리 없고 매연·배기개스가 없는 곳에 공해가 생길리 없다」고 일본기자에게 추궁했더니 수긍하면서 『우리는 뿌연 하늘, 공해와 교통 지옥에서 살다가 푸른 하늘과 맑고 사고 없는 나라를 보니 그것이 가장 절실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라고 변명했다. 『공해·교통사고가 있은 수 없는 곳』이 정확한 표현이 아니겠느냐고 했더니 『그렇다』면서 그러면 기사처리가 안 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11월18일자 조일 연재물 『주체의 나라』는 다음과 같이 시작되었다. 『소련제 승용차 「불가」를 타고 아이들을 스치고 지나가면 스칠 때마다 아주 정중하게 경례를 받았다. 등교나 학교 같은 때에는 승용차 안에서 답례하는 데만 녹초가 됐다. 승용차는 VIP(요인)의 표시인 모양이다. 시민의 발인 「트를리·버스는 대단히 혼잡하고 트럭에 타고 다니는 모습도 보인다.』고 썼다. 승용차의 『귀한 존재』를 조일은 평양서 느낀 모양이다. 그래도 조일은 풍부한 나라라고 표현하고 있다.
11월117일자 조일 연재물에는 『길을 가다가 폭음이 나 올려다보니 복엽기에서 차례로 13명이 뛰어내리며 파라슈트를 폈다. 청년들 사이에 유행인 스카이·다이빙. 빌딩 위에 떨어질 염려는 없다. 강하한 곳은 대동강변의 넓은 운동장이었다』고 북괴가 오락으로 「스카이·다이빙」을 한다고 했다. 「부르좌」오락을 보급할리는 없고 이것이 군사훈련임을 모르고 말한 것일까?

<모델 아파트 안 보고>
조일에 의하면 어느 근로자의 집은 10층 아파트 3층 방 2간에 부엌·변소·목욕탕인데 15살을 필두로 2남1녀의 5명 가족. 남편은 평양시의 건설기계 동맹의 직장장, 부인은 수출용(와이샤쓰는 사치품이니까) 와이샤쓰 공장의 직공으로, 수입은 한달에 후부 합쳐 1백50원(1원은 한화 약 1백60원), 집세·교육비·의료비는 모드 공짜나 다름없다니까 다른 물가를 보면 북괴가 석탄에서 짜낸다는 「비나론」(이승기 박사 발명) 생지 1착에 50원, 기성인민복 2백19원, 양복 2백6원, 남자 오버 1백80원, 견직 치마 저고리 70원, 남자 와이샤쓰 14원90전 양말 9원50전.
그런데도 부부는 매달 딸의 혼인을 위해 30원씩 저축한다고 했지만 이 물가로 저축이 어째서 가능하다는 설명은 모든 신문이 하지 않았다. 일본 기자들이 돌아본 근로 아파트는 모두가 모델
작년에 남파됐다가 귀순한 간첩이 설명한 「엘리베이터」없는 내각 청사의 고층 변소와 목욕탕이 없는 아파트에 유행되는 요강 얘기를 했더니 이들도 다른 곳을 보여달라고 해도 안되고 지정인 이 회의 접촉이나 지정장소 이외의 견학은 허가 받지 못했기 때문에 몰랐다고 머리를 긁었다.
조일 11월27일자 연재물은 「미제」란 부제로 『평양에서 인민학교 생의 인형극을 봤다. 숲에 소동물이 모여 늑대를 곯리는 얘기.
늑대는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냐고 물어봤다. 10세 전후의 여생도의 대답은 「물론 미제입니다」』로 시작되었다.
일본 신문은 김일성의 『6·25는 남에서 도발했다』는 역사를 부인하는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묘사하고 또 한참 정서교육을 받을 어린이가 정치 교육에 몰두하는 이 가공할 사실을 찬양했다. 물론 북괴도 일본으로 보면 외국이니까 『예의범절을 다했다』지만 서울 발 일본 신문의 보도와 견주어 너무나 북괴의 정상을 외면하고 있다.

<김일성 목뒤에 큰 혹>
지난 21일 상오10시부터 35분 동안 NHK 텔리비젼 「해외리포트」 시간에 방영된 「북괴의 현실」이란 제하의 프로그램에서 미농부 동경지사와 김일성 의 대담 광경이 약 3분간 소개됐다.
이 사진에 나온 김일성의 목뒤에 직경 8㎝가량의 주먹만한 혹이 달려 있었는데 지금까지 소개된 사진에는 혹이 없었다. 【동경=조동오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