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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드·보봐르」의 사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주제강연에 이어 「인물심포지엄」의 첫 번째 인물인 「시몬·드·보봐르」에 대해 강연한 민희식 교수(성대·불문학)는 「보봐르」의 작품과는 관계없이 그가 「보봐르」와 직접 만나 나누었던 대화를 중심으로 「보봐르」가 어떤 인물인가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시몬·드·보봐르」 본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 대에서 몰락, 방이 한 개뿐인 좁은 집에서 가정 불화를 겪으며 자라났다. 그의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몰락한 나머지 물질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갖게되었으며 오히려 천민을 멸시하는 성품을 가졌는데 가정의 불하, 비좁은 집안의 부 자유, 그리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방학 때 친척집에서 맛볼 수 있었던「자연에서의 자유로움」이 어린 시절 「보봐르」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학교시절을 통해 두 사람의 여자친구와 두 사람의 남자친구를 사귐으로써 그의 사상을 굳혀갔다.
특히 「브르좌」는 「인간을 이해해 관계로 얽어 맨 어리석은 인간들로 구성되었다」는 급진적인 사상을 가졌던 여자친구 「마비유」와 「보봐르」보다는 여러 면에서 우수했던 실천적인 인도주의자 「시몬·베이유」에게서 반체제적인 정신을 배우게 되었다.
「보봐르」의 두 남자친구는 「사르트르」와 「에르보」. 「에르보」는 극도의 남성위주의 사상을 가진 반종교적, 반 애국적 태도의 소유자였으며 남성위주의 「에르보」에게서 평가받는 여성이 됨으로써 「보봐르」는 기쁨을 느낄 정도였다.
「에르보」를 통해 소개받은 「사트트프」는 결국 「보봐르」가 사랑에 빠져 계약결혼을 하게된, 「보봐르」에게는 중요한 영향을 준 인물이다. 그들의 계약결혼은 「사르트르」의 청혼을 받고도 「사르트르」를 결혼이라는 의무와 부담의 제도 속에 넣음으로써 창의력을 앓게 하지도 않으면서 자기를 사랑하도록 하게 하려는 「보봐르」의 획기적인 결심의 결과였다. 「보봐르」의 저서로 가장 널리 알려진 『제2의 성』은 「사르트르」와 「보봐르」와의 동등한 인격관계를 오해하고 『여자는 어떤 여자라도 남자가 만든다』라는 말을 한 친구 「브라지야크」의 말에 반박하기 위해 쓴 책이다.
「보봐르」가 책 서두에 쓴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진다』는 말과 같이 그는 「양성간의 모럴」에 대한 기존질서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처녀성도 동정과 마찬가지로 소중한 것으로 취급하지 않으며 인종문제나 식민지문제가 해결되어가듯이 열등한 인간으로 규정되었던 여성들도 기존가치관에서 해방되어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그는 또 결혼전 성 관계는 오히려 불행한 결혼을 막을 것이며 여성도 무한한 개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그는 자기의 독자적인 주장으로 자유롭게 살되, 언행이 일치하고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실존사상을 모든 여성들을 향해 주장하고있는 점에서 여성해방의 선구자로 꼽아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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