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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추세의 서방 주요국 금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제적인 통화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가 새로운 하강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FRB(연방준비리사회)는 지난10일 재할율을 4개월만에 0.25%인하한 연리4.75%로 조정했다.
이것은 지난 보름동안에 두 번이나 인하된 「프라임·레이트」(상업은행의 대 우량 기업 최 우대 대출금리)를 비롯, 시중금리가 9월 중순께를 「고비」로 하강추세에 있는 것 등 추인한 조치로 풀이된다.
구주는 이보다 한 발 앞서 주요국의 재할 금리 인하 「러쉬」현상이 빚어졌다.
9월초 영국이 5개월만에 재할 금리를 인하한 후 약1개월 간격을 두고 10월 중순께는 서독·이태리, 다시 월말에는 불란서 등이 하향조작을 단행했다. 그 결과 재할금 「베이스」로 본 주요국의 금리수준은 일본을 포함해서 연리5%선에 머물러 68년 이래의 낮은 수준이 됐다.
69년부터 70년까지 국제적으로 천정부지의 상승을 보여준 이 금리의 이러한 방향전환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금리저하를 촉진한 주인은 경기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이 각국의 공통된 특징이다.
신 경제정책에 의해 미국의 경기회복전망이 점차 밝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기업의 설비투자의욕은 아직 저조하고 따라서 자금수요도 약하다.
특히 공급면에서도 3·4분기의 통화공급을 전년동기비 3%증가로 누르는 국도의 억제시책을 써온 FRB가 「제2단계」조치에서도 대금·물가를 억제한다는 정책을 배경 삼아 원화정책으로 전환한 것이 작용한 것 같다.
구주에서는 8년만의 구입세 인하를 포함한 7월의 경기자극조치에 의해 「정체에서의 탈출」에 기대를 거는 영국, 현재 구주 주요국 중 5%선의 최고성장률 과시하는 불란서 경제에 밝은 재료가 보인다.
그러나 영국의 경기부양력은 미국보다 훨씬 약하고 불란서는 현상유지가 고작이며 계속되는 사회불안 속에서 전후최대의 경제위기에 직면한 이태리, 경기후퇴 기미에 싸인 서독의 어두운 면 등이 구주전체를 뒤덮고 있다.
이러한 구주지역에 대해서는 현재 또 하나의 금리저하 압력이 가해지고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즉 변동환율제하의 외환율 상승이 각국 통화의 다각조정에 불리하게 반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이 모두 단자유입을 유발할 독자적인 금리 고를 피하는데 더욱 세심하게 배려치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의 주요국 경제에는 국제적인 금리인하를 촉진하는 요인이 이중적으로 잠재해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재할금리 인하가 구주 측의 새로운 재할 금리 인하를 통해 미국의 새로운 인하를 가져올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통화불안상황 아래서 나타난 국제적 저금리추세는 한편으로 많은 주요국에서 아직도 높은 수준에 있는 물가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 문젯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에 의하면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은 평균 연 6%라는 높은 수준이다.
영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6월 이후 10%선이며, 「안정의 고도」라는 서독의 생계비지수도 6%에 가까운 「템포」로 상승하고 있다.
69년부터 70년에 걸친 이상고금리는 「코스트·인플레」화한 물가정책의 무거운 짐을 금융정책이 짊어진 데서 비롯됐다.
최근의 금리저하는 이 「인플레」와 경기정체가 겹쳐 주요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국면으로 진입함에 따라 물가대책의 역할에서부터 서서히 해방된 금융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것으로 볼 수가 있으나 동시에 이것은 이미 지적돼온바 금융정책의 한계를 다시 한번 나타내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상고금리시대의 산물 중 하나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을 「실질금리」로 한다는 사고방식이었다.
재할 금리 「베이스」로 따지면 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한편에서 나타나고 있는 금리의 새로운 하강추세도 이미 대부분의 주요국 실질금리를 「마이너스」화 하고있으며 『 「네거티브·인터레스트」(역금리)가 일반화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고까지 지적되고있는 것이다.【일본경제신단=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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