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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적극 외교의 교두보 중공대표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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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처음 「유엔」의 문턱에 들어서는 중공대표단이 구성되어 그동안 대표단의 구성을 싸고 낭비하던 갖가지 양측에 종지부를 찍었다.
도상 주은래나 외상서리 희붕비 같은 거물이 직접 「뉴요크」에 나타나리라는 끈질긴 억측 속에 발표된 중공대표단은 교관화 부외상과 황화 「캐나다」대사를 축으로 한 실무본위의 「팀」이 주은래가 직접 이끌지는 않았지만 중공으로서는 최선의 강력한 대표단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거물」이 이끄는 초대형 대표단을 보내 전시효과를 노리는 것보다 실무에 밝은 착실한 구성이라는 인상을 준다.
대표단원의 특징으로는 구성원 거의가 대외교섭과 국제회의 경험이 풍부한 직업외교관이며 오랫동안 주은래의 주위를 맴돌던 직계인물이라는 두 가지가 꼽히고 있다.
또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단장인 교관화를 비롯 황화·진초·안치원·당명조 등이 미소전문가이자 「아시아」 「아프리카」통이라는 점이다.
교관화는 이미 지난 69년부터 중소 국경회담의 중공대표로 활약, 노련한 협상솜씨를 보였다.
진초는 56년에 주소공사를 지냈고 안치원은 65년 문혁기간 중 중소관계가 최악의 상태에 있을 때 주소대사관 참사관으로 대리대사직을 맡았었다.
「모스크바」에서는 벌써부터 이들이 혹시 중공이 「유엔」에서 자칫 『중소국경에서의 소련의 군사적 위협』을 들고 나올까봐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황화는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중공의 1급 서구통으로 지난 7월 「키신저」의 북평방 문 때 교섭 실무자로 나섰던 인물이다. 이에 덧붙여 진초·웅향휘는 「키신저」2차 방문 때의 발표문에 이름이 올랐던 경력이 있어 주목을 끈다.
즉 중공으로서는 「유엔」에서의 미소 양대국 지배체제를 의식, 이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팀」을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들 「미국통」들의 「유엔」을 발판으로 한 대미접촉이다. 미·중공해빙「무드」 이후 양국의 접촉지는 「캐나다」의 중공대사관이였으나 앞으로는 「뉴요크 에 『중공「유엔」대표부』라는 실무자급의 강력한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교관화·황화가 오랫동안 「아시아」 「아프리카」외교에 종사했다는 강점은 중공대표단의 「유엔」에서의 「아시아」「아프리카」 제3세계에 대한 외교포석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교관화는 1·2회 아아회의에 참석한 것을 비롯 60년 63년 두 차례에 걸쳐 주은래를 수행, 「아시아」「아프리카」 제국을 순방한바 있다.
황화 역시 55년의 제1회 아아회의 이래 아프리카」 중동을 담당, 59년까지 주 「아랍」 공대사로 중공의 중동 「아프리카」 외교를 「리드」했다.
진초는 64년에 외교부 「아프리카」 담당국장을 거쳐 66년에는 주 가나 대사로 임명됐었다.
여기에 아시아 아프리카 단결위원회 부주석을 거쳐 65년 「아아인민 연대회의에 참가했던 당명조가 추가되어 「아시아」「아프리카」중소국에 대한외교공세 자세를 굳힌 것이다.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중공은 지난달 29일 「평화공존」과 피압박민족해방투쟁을 위해 『평등한 입장에서 중소제국과의 유대를 강화하겠다』고 새삼 성명을 발표했다.
얼핏보아 「유엔」에서 제3세력인 아아중소국가군의 「골목대장」 노릇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 들을 수도 있겠으나 이들을 등에 업고 미소를 견제하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중공의 대표단구성에 대해 「유엔」의 서방측외교관들은 중공대표단이 표면적으로는 『유연한 색채를 띤 「팀·칼라」이지만 중공외교의 골수정예』라는 점에서 중공이 「유엔」외교에 유례없는 적극성을 띨 것으로 예상, 앞으로의 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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