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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선거 개입하려 했으면 60만 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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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5일 오전 비공개로 열린 국방정보본부에 대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장. 통상 정보본부에 대한 감사는 브리핑을 하지 않아 왔는데 이날은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기자실을 찾아 내용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결국 사과를 했지만 군의 국회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달은 민주당 의원들이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정치성 댓글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펴면서 시작됐다.

 ▶신경민 의원(민주)=“2011년 7월 사이버사령부가 정보본부 예하에서 국방부 직속으로 바뀐 것은 정치개입을 하기 위한 게 아닌가.”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군에서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려) 했으면 이 정도로 했겠느냐. 60만 명을 동원해 엄청나게 했을 것이다. 이 정도로 엉성하게 했겠느냐.”

 ▶유인태 의원=“새누리당에서나 할 법한 막말을 어떻게 군인이 하나. 사과하라.”

 남북한 간의 군사력 평가를 놓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정 의원은 "‘남북이 전쟁을 하면 누가 이기느냐’는 질문에 조 본부장은 ‘한·미가 합치면 월등히 이기지만 1대1로 싸우면 우리가 열세’라고 답했다”며 “북한보다 44배의 국방비를 쓰고도 열세라는 것은 황당하고 부적절한 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우리 군이 수적으로 북한군에 열세인 것은 맞지만 성능과 화력에 있어 월등히 우리 군이 우세하다는 답이었다”고 정정했다.

 논란이 되자 합동참모본부는 자료를 내고 조 본부장이 “북한이 수적으로 우세하기는 하지만 유·무형 전투력과 잠재역량을 고려하면 우리가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린 국군 기무사령부 국감에서 정 의원은 이재수 신임 사령관에게 “박지만씨와 최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 이 사령관은 육사 37기 동기다. 이 사령관은 “이따금씩 통화를 한다. 한 달 전까지 안부전화를 했는데 승진한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북, 미사일 엔진 실험 지속 실시”=국감에선 북한이 올 들어 평안북도 철산군에 위치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 엔진 시험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원진 의원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 이후에도 미사일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올 들어서만 동창리에서 다섯 차례의 엔진시험을 실시했다는 국방 정보본부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북한군은 최근 들어 휴전선 이북 지역에 장사정포를 다수 보유하는 등 우리 수도권을 타격하기 위한 전력을 대폭 증강했다”고도 했다.

 전날 남재준 국정원장이 사이버사령부 예산을 국정원이 편성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국정원은 자료를 내고 “정보 예산의 특성상 보안성과 중복방지성이 필요한 일부 사업은 관련법에 따라 기획재정부를 대신해 국정원이 예산을 편성한다”고 말했다. 예산편성은 국정원이 했지만 실제 예산 집행은 국방부가 했으므로 국방부 예산이란 설명이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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