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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3극화 현실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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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본사는 미국의 역 중요안을 부결하고, 「알바니아」안을 3분의2 이상의 압도적 표 차로 가결함으로써 22년만에 중공에 중국대표권을 회복시킨 25일 밤(현지시간)의 장장 7시간에 걸친 역사적인 「유엔」총회본회의를 현지에서 취재한 뉴요크의 김영희 특파원을 국제전화로 불러 이날 표결에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일문일답을 나누었다.
본사-표결 2, 3일전까지만 하더라도 역 중요사항 지정안의 가결과 따라서 「알바니아」안의 부결에 자신이 있다고 한 미국의 반응은?
김 특파원-미국으로서는 국부축출 봉쇄를 위해서는 표결을 하루 연기해서 미국시간으로 26일 저녁쯤에나 표결에 붙이도록 하려는 작전을 세웠었는데 표결을 하루 연기하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바루디」안이 부결되었으니 「유엔」에서의 대 중국 문제 작전에서 첫 좌절을 당한 셈이다.
미국의 속셈으로는 하루만 연기되었으면, 어느 정도 설득공작이 주효하여 부동표 흡수에 자신이 있었던 것이었는데, 그 전술에서 실패하고 말았으니 충격이 컸다.
미국으로서는 이제 「유엔」에서 의사진행마저도 좌우하지 못한다는 데에 더 큰 좌절감을 느낀 것으로 보여졌다. 일단은 「유엔」에서 국부축출방지를 위해 최선은 다해보지만, 내심으로는 국부추방은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현실로 체념하고 있는 일면이 있었던 만큼 「알바니아」안으로 상징되는 미국외교의 패배에 대해 극히 침착하고 조용하게 받아 들이고있다.
본사-한때 미 안의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근거는?
김-미국 측의 승산 운운하는 말이 극히 위험한 낙관이었다. 표결 이틀 전에 「부쉬」 미국 「유엔」대표가 「닉슨」에게의 보고에서 어쩌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 보고에서도 57대5 8내지 56대57 정도의 위태로운 상황으로 보고했으니, 승산운운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제스처」로 보는 편이 옮지 않을는지 하는 관측마저 있다.
본사-미국안 패배의 근본적 원인은?
금-표결을 하루 연기함으로써 미안에 대한 득표공작을 강화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바루디」외상을 시켜서 제출한 「표결 하루 연기안」이 부결되자 미국 측의 약점이었던 이른바 부동표가 중공 쪽으로 대거 밀려간 사태현상이 미안 패배의 원인 중의 하나이며, 미측 작전 실패의 시초를 상징했다.
그러므로 말하자면 「유엔」에서의 미국작전의 실패는 사실상 「닉슨」의 대 중국정책전환 자체가 초래한 것이다.
중공이 문화혁명이후 대외정책을 완화, 미소정책으로 회원국의 호감을 사온 사실도 「알바니아」안 승리에 작용한 한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미국의 비 공산권에 대한 영향력이 종래와는 달리 결정적으로 감퇴했다는 사실이 미안의 패배와 중공 쪽으로 우호적 태도를 취하는 데에 회원국에 작용했다.
더우기 주로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미군의 불개입정책을 내용으로 한 「닉슨·독트린」으로 하여 미국에 대해 종래처럼 맹종할 이유는 없다는 심산이 회원국들에 작용한 영향도 무시될 수 없다.
본사-중공의 「유엔」가입으로 변화될 「유엔」의 판도는?
김-이른바 미·소·중공 삼극화는 불가피하다. 대서방 작전에선 소·중공이 대체로 공동 보조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종래의 미·소 양대 세력권을 제외한 제3세력권의 영도자로로 군림할 여지는 충분히 예견된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서는 이른바 「문혁쇼크」에서 서서히 회복된 중공은 커다란 영향력을 미칠 것이며 안보리에서의 거부권행사로 미국은 수세에 몰릴 우려가 있다.
더욱이 이번 표결에서 영·불마저 중공 쪽에 동조했으니 미국은 안보리에서 우선 수적으로도 결정 적을 열세에 있다.
본사-중공의 「유엔」대표 파견에 관해서는?
김-「우·탄트」총장이 26일 자정(현지시간)에 정식으로 중공에 가입통고를 마쳤다. 중공은 금주 안에 우선 대표단 파견을 준비하기 위한 대표를 파견할 것으로 관측되고있다. 이곳의 관측으로는 우선 참사 내지 공사 급의 사절이 파견될 것으로 생각되고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주「캐나다」중공대사관의 제2인자인 서중부가 지목되고있다.
본사-「닉슨」의 조기방중설에 대해서는?
김-12월에는 연두교서·경제교서 등으로 바쁘기 때문에 12월을 피한 연내방중 실현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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