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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 없는 농약…곤충「호르몬」제|미국서 생산 단계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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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로운 농약으로 등장한 곤충의「호르몬」제가 공장생산단계에 들어섰다. 공해 없는 농약으로 각광받는 곤충「호르몬」제의 생산은 미국「조위컨」사가 금년에 착수, 74년에는 연산 1천만「달러」를 목표하고 있다. 한국과학원 심상철 박사(유기화학)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곤충「호르몬」은 곤충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다.
전세계의 농토는 농약에 오염돼 있고 작물 및 축산물, 인체에까지 농약의 잔류독성이 스며 있어 이 같은 무공해농약의 출현은 각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농림기술연구소는 암놈이 발산하는 성「페르몬」을 사용하여 수놈을 유인, 일망타진하는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차·사과의 잎을 좀먹는 한 나방의 성「페르몬」을 약 5만 마리에서 0.24㎎을 추출, 성분의 구조식을 밝힌 후 인공합성 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5월∼8월까지 실험한 결과 10만 분의 1g의 성「페르몬」을 바른 유인 장치에 하룻밤에 수백 마리의 수 나방이 모여들었다.
「페르몬」은 동물이 거의 다 가진 유인용 냄새다. 사향노루의 사향냄새가 유명하다. 동물은 이「페르몬」을 통신에 이용하기도 한다. 극 미량으로도 냄새가 풍기는 이「페르몬」을 개미들은 먹이를 발견했을 때 길에 뿌림으로써 동료들을 유인한다. 위험을 알리는「페르몬」을 분비하면 동료들은 피하거나 합세하여 공격하기도 한다.
이 물질은 신호전달「페르몬」이란 뜻에서 희랍어의「페레인」(신호)과「호르몬」을 합쳐서「페르몬」이라고 부른다.
「페르몬」에 의한 해충구제의 연구가 가장 앞선 곳은 미국이다. 1960년「집시」나방의 암놈에서 최초의 성「페르몬」을 분리한 이래 약 2백 종의 성「페르몬」이 추출됐고 이중 24종의 분자식이 밝혀졌다고 미국농업연구소의「마틴·제이컵슨」박사가 발표했다.
과학자들이 해충구제에 관심을 가진 곤충「호르몬」은「페르몬」과 생장「호르몬」이다. 「페르몬」은 다시 먹이·성·산란「페르몬」의 세 가지가 방제용이다.
먹이「페르몬」역시 많은 수의 곤충을 유인한다. 현재 7∼8종이 합성에 성공했는데 일례로「메틴부타놀」은 과수에 기생하는 파리를 유인, 죽여버리는 작용을 한다.
가장 연구가 활발하기는 성「페르몬」이다. 목화씨·옥수수벌레·배추벌레·좁쌀벌레 등 수종의 성「페르몬」은 인공합성에 성공, 상업적인 공장생산에도 전망이 밝다. 이들 암놈의 몸에서 추출한 것을 다시 분자식을 밝혀내 그에 따라 실험실에서 인공 합성한 후 경제성에 맞게 공장생산단계로 개발한 것이다.
합성품은 실제 실험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다.
무명 바구미의 구제는 무척 희망적이었으나 모든 해충에는 한계가 있다.
성「페르몬」이 곤충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몹시 미묘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화가 있기 때문에 같은 성분이라도 효과에 차이가 있다.
한편 생장「호르몬」은 곤충이 유충에서부터 성충까지의 생장과 변태(탈바꿈)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이「호르몬」을 대량 살포함으로써 생활사 중 한 단계에의 성숙을 방해하고 탈피를 저해하여 기형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64년「하버드」대학의「캐럴·윌리엄즈」「카렐·슬래머」두 과학자가 피나무 딱정벌레에서 유충생장「호르몬」을 발견한 이래 지난 69년「캘리포니아」주「팰로앨트」에 생장「호르몬」제 구충약을 전문으로 생산하는「조위컨」회사가 설립되게 됐다.
「대니얼·라자래」부사장에 의하면 임야실습을 마친 각 단계별 변태 및 생장「호르몬」 제 제를 7백 종 이상 확보했다고 한다. <김현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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