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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회 전국체전 총평|수확 없는 과잉경쟁…규모만 비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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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 슬슬「레코드」판이나 돌리지』-. 전국체전 종사자들이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하면서 주고받은 말이다. 그만큼 제52회 전국체육대회는 맥없이 되었고 대회종사자들 마저 체전을 「레코드」돌리듯 가볍게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회개막식은 비록 예년 수준과 같았다고는 하나 경기운영 면에서는 각종 사고가 속출, 대회 분위기를 크게 흐려 놓았다. 대회중의 사고를 담당한 대회소청위원회는「사이클」경기 1건만을 접수했다고 하나 육상·유도에서는 큰 사고가 일어나 관중들의 분노를 샀다.
유도는 재일 교포가 계 체 판정에 불만, 전원 기권하고 만 것이며 육상 일반부 8백m의 결과를 놓고 전남선수단에서 제기한 항의와 학생들의 일반부 출전문제로 옥신각신 끝에 「게임」을 연기시키지 않을 수 없었던「사이클」의 사고가 가장 큰 오점으로 남았다.
이와 같은 사고는 무엇보다 각 시-도 선수단의 과잉경쟁이 원인. 따라서 다음대회부터는 규모를 축소하고 운영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우선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적어도 중학 부를 제외하고 종합채점 제를 지양,「올림픽」같은「메달」채점제로 한다면 현재와 같은 이상 비대 현상 등 각종 부작용은 간단히 막을 수 있겠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크게 문제된 것이 비대해진 각 시-도 선수단의 대회경비 염 출 문제였다.
국고와 체육회의 보조만으로는 도저히 경비를 충당할 수 없어 갖가지 말썽을 일으키면서 찬조금을 갹출한 것은 올해만의 문제로 끝난 것이 아니고 앞으로 있을 체전에서도 크게 말썽의 씨가 될 듯하다.
따라서 대한체육회는 체육기금 확보 등 법제도적인 보장 책을 마련, 민폐를 최소한도로 줄여야 될 것이다.『양궁도 신기록으로 넣어 주어야 되나.』
신기록 집계 담당자들은 미 보급 종목에서 나오는 신기록은 그리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육상·수영·「사이클」·역도·양궁 등 기록경기에서 수립된 기록의 결산은 한국 신 11, 세계「주니어·타이」1, 한국「타이」1, 대회신기록이 74개 등으로 평년작. 그러나「메인·이벤트」육상의 높이뛰기에서 대신고의 박상수가「2m의 벽」을 뚫은 것이 가장 큰 수확.
수영의 조오련에 대한 기대가 이번 대회에서 허무하게 끝난 반면 새로운「호프」로 등장한 박상수는 18세의 나이에 천부적인「점프」력을 지녀 앞으로의 기록 향상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대회 초반부터 서울의 종합우승은 결정적이었다.
서울은 육상과 수영에서 단연 압도이고 그 밖의 각 종목에서도 많은 득점을 올린 반면 작년도 우승「팀」인 경북은 육상·궁 도·사격·「펜싱」등에서 부진, 32점 차이로 우승을 서울에 넘겨주었다.
오히려 경북으로서는 체전 2연패에서 꺾인 실망보다는 고교야구 최강인 경북고가 우승을 잃은 것이 더욱 가슴 아픈 일인지도 모른다.
6일간의 체전기간 중 서울운동장·장 충 체육관·효창운동장 등 3개 경기장에 동원된 유료 관중은 작년보다 1만6천여 명이 적은 6만4백여 명, 물론 집계되지 않은 각 보조경기장의 관중까지 합치면 20만 명을 상회한다는 것이나 관중들 때문에 경기진행에 지장을 주어서는 결코 안 된다.
대회기간중의 부상자는 모두 1백 20명,「사이클」의 황보연과 김영규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벼운 상처였으며 특히 폭행 불상사가 없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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