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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5명 음독자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일 상오8시30분쯤 서울 영등포구 화곡동368의 27에 세든 인주원씨(48)가 부인 전영배씨(42) 장남 유승군(23·인하공대3년) 장녀 수옥양(19·이대국문과2년) 3남 유인군(12·성서중1년)등 가족과 함께 청산가리를 물에 타서 마시고 모두 숨져있는 것을 2남 유경군(16·한성고1년)이 발견, 이날하오3시3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인씨는 『여러 가지로 폐를 끼치고 가게되어 관계자 제위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가족들은 소생이 청산가리를 먹이고 자살케 했읍니다. 채무가 있는데 청산하고 가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쓴 유서를 남겼다.
고향인 전주에서 6년전 상경, 미곡상을 하던 인씨는 2년전부터 사업에 실패하고 지난6월에는 5년전부터 끌어오던 부동산관계소송에도 패소한데 다가 또 55만원의 빚까지 지게되어 현재 세들어 살고있는 전세금40만원도 빚장이에게 넘어가고 집을 비어 주어야할 형편에 이르자 집단자살을 하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남은 유경군에 따르면 인씨는 지난29일 가족을 모두 데리고 청평에가서 유쾌하게 놀고 돌아와 30일 새벽4시쯤 장녀 수옥양에게 먼저 극약을 먹여 죽게 하고 가족회의를 열어 수옥양을 죽였다고 말하면서 나머지가족도 모두 죽자고 제의, 유경군을 제외한 일가족이 청산가리를 마시고 죽은 것이다.
살아남은 유경군은 아버지의 자살권유에 『고학을 해서라도 죽을 수 없다』면서 거절하자 인씨가 청산가리 한 덩어리를 주며 『사는 것이 어렵거든 이것을 물에 타서 마시라』는 말을 듣고 집을 나와 친구인 이모(협성고1년)집에 가서 자고 집에 왔으나 가족들이 모두 죽은 것을 발견, 신곡파출소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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