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화 유승안 감독, '코끼리 따라하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올해 국내 프로야구에 또 한명의 '코끼리'감독이 등장했다. 코끼리의 원조는 삼성의 김응룡(62) 감독. 1m85㎝.95㎏의 덩치에 과묵한 김감독 스타일이 코끼리를 닮았다며 붙여졌다. '제2의 코끼리' 후보는 한화의 새 사령탑인 유승안(47) 감독이다. 1m80㎝.86㎏의 유감독의 '코끼리 따라하기'는 현장에서 더 크게 눈에 들어온다.

엄격한 규율, 게으른 선수 찍어내기 등 팀 분위기를 다잡는 카리스마는 유감독도 김감독에 못지 않다. 유감독은 올해 한화 선수들에게 금연령을 내렸다. 이를 어길 경우 선수는 물론 코치까지 10만~5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자체 청백전에서 파울볼을 열심히 따라가지 않는 선수에게는 "야구 그만 두라"는 독설도 마구 퍼붓는다.

유감독은 "해외 전지훈련을 못하고 국내에서 겨울훈련을 하면서 투지마저 모자란다면 남을 이길 수 없다"며 '정신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새끼 코끼리의 강공책도 원조 코끼리에는 못미친다. 하와이 캠프에서 금연령을 내린 삼성 김감독은 위반할 경우 벌금 2백만원에 귀국행 항공료를 본인에게 부담시키기로 했다.

두 감독의 닮은 꼴 스타일은 사제지간이라는 점도 한 요인이다. 유감독은 한일은행(1976~79년), 해태(84~85년)시절 김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유감독은 "만약 삼성에서 빈볼이 날아들면 그게 감독의 뜻인지 대번 알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김감독의 스타일에 정통하다.

김감독은 최근 하와이에서 "올해 우승팀은 한화다. 정신력만큼은 그들이 1등이다"고 한화를 치켜세웠다. 이걸 두고 사제간의 이심전심이라고 해야 하나.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