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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수도권 방위|군·경의횡적연락늦은 「 8·23난동」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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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3일 한낮, 공군관리하의 특수범죄자들이 저지른 집단난동은 활극영화에서나 상상해 볼만한 끔찍한 광란극이었다. 특수부대 경비병 14명이 죽고, 민간인·경찰등 7명이 피살된 이 난동사건은 한마디로 군의 경비태세와 치안력마저 비판을받아야 마땅했다. 당국이 사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국민에게 솔직하게 사실을 알렸더라면 인명피해는 훨씬 줄수 있었고 난동을 일찌감치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무장괴한같다』『공비소행이다』『공군관리하의 특수범죄자다』고 사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갈팡질팡 발표하는 사이, 무법사태는 연장됐고 시민들의 분노를 터뜨리게 했다.
정내혁국방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군특수범들이 서해실미도에서 난동을부리고 탈출한 시간은 23일상오6시-. 이들이 민간어선을 빼앗아타고 송도해안에 이른것이 이날낮12시20분, 최초의해안초소 경비병이『수하』를한뒤 6시간동안 경비당국은 아무런 정보도 갖지못했고 제지조차 하지못했다.
이때 서해의 해안경비는○○부대. 1차적인 책임은 사건당사자인 공군당국이져야할 일이지만 특수범들이 무장공비였다고 가정한다면 연안 경비의 책임도 벗어날수 없다. 뒤늦게 거동을 수상히 여긴 군당국과내무부등이 알았을때 난동자들은 이미 「버스」를타고 인천시내를 거쳐 서울로 들어갈때였다. 이들은 이때3개 경찰서관하 11개 지·파출소를 통과한 것이다.
이때까지 희생된 사람은2명(민간인 1명, 경찰1명). 1시쯤 들어 특수범들이 「버스」를 탈취, 인천조개고개지점에서 ○○사단매복조와 이른바 첫교전을했다. 이들은 「버스」안에교전때의 사장자 5명의 동료를 남겨두었었다.
이들의 검시나 성분조사를 즉각 실시 보고했더라도 사태악화를 훨씬 막을수 있다는것은 누구나 지적할수있는 견해-.
그러나 1시40분후에대간첩본부는 『무장공비』라고 발표했다. 범인들은 이날하오1시40분 소사지서, 하오1시55분 오류파출소, 하오2시2분 영등포역앞, 하오2시10분 대방파출소앞의 경찰1차저지선을 돌파, 하오2시16분 유한양행앞 경찰2차저지선에 이른것이다.
국방부는 하오1시30분 첫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오2시 넘어서야 장관실을, 비롯, 비상에 걸렸고 하오2시30분에 국방부와 육군본부에 「바리케이트」를쳤고, 장갑차와 「헬」기를 동원했다. 하오3시에 육본앞 삼각지교차로에 기관총장치등 군병력을 배치했으나 이미 공군특수범들이 자폭한 하오2시40분쯤후였다.
치안국은 하오1시40분쯤 경기도경의 보고를받고 서울시경에 출동명령, 중앙청등 각중요시설에 병력배치를 20분만 완료했다.
○관구 사령부에서 영등포경찰서에 통보한것도 하오1시40분. 『고속도로로온다』는 군통보에따라 서울영등포경찰서는 타격대를출동시켰으나 병력배치틀 엉뚬한 고속도로입구에해 20여분동안 갈팡질팡하는 사이 난동「버스」를 놓쳐버렸다. 그나마 노량진경찰서가 하오1시5분 병력을배치완료, 대방동파출소앞과 유한양행앞에서 제대로 저지할수있었다. 이때 경찰기동대는 손바닥에 경기영5-1681이란차번호만을적어 하오2시16분난동「버스」의 서울진입을 막아 하오2시40분 공군특수범들이 자폭, 상행은끝났다. 하지만 이때까지 군병력은출동하지않았다고 경찰측이불평했다. 대간첩대책본부는 상황이끝난 30분후인 하오3시10분3『무장공비가서울침투를 기도했다』고 발표, 「시민들의 협조」를 요망함으로써 시민들이 다시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국민은「무장공비」라는 사실에경악, 『대낮에 무장공비가「버스」를 뺏어 서울에 쳐들어오다니』라고 군경의구멍뚫린경비망을탓하기도했다.
뒤늦게 정내혁국방강관이 대방동사고현장에 도착한것은 하오3시40분. 3시간이상이 지난 이날하오6시40분 정국방장관이 느닷없이 『무장공비가 아닌 공군관리하의 특수범』이라고 진상을번복발표, 온국민은 「무장공비침투」보다 더충격을받았다. 관계자들은공군특수범의난동이 ①상오6시에 처음발생했는데도 상륙하기까지 약6시간동안 군이 아무런조치도 없었으며 ②상륙후○○사단과 교전후 즉각경찰에 통보가 없었는데다 군출동이 없었으며 ③첫교전때 부상으로 생포한 3명으로부터 신원이 밝혀졌음에도 군당국이「무장공비」로 발표한 이유 ④○○관구가 경찰에 「무장괴한이고속도로를 통해온다」고 통보, 영등포경찰서가 엉뚱한곳에 병력을 배치하도록한이면등, 갖가지 「미스」와경비소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려져야할 문젯점으로 등장되고있다.
사망자 ▲전현근(31·영등포구노량진동119) ▲박구주(여·5·수원시남수동36·조인자씨의2녀)▲조애자(18·마포구아현동 아현「아파트」305 덕성여고2년·조인자씨동생) ▲김은희(여·3·인천시) ▲박선희 (35·예산군오광면온천리449) ▲양숙자 (여·32·수원여고 교사) ▲김창원(동인천경찰서기동대)
중상자 ▲신태희(29·인천시북성동3가9) ▲이강인(41·인천시송림3동정) ▲김준희 (여·15·인천시 하수동54·수원영북여중 2년) ▲조인자 (여·31·수원시남수동36) ▲박선아(여·6·조인자씨의장녀) ▲박성희 (여·25·충남예산군오가면원천리1구) (이상시립영등포병원)▲엄정화(여·20·영등포구고척동50의39)(성모병원) ▲이무부 (33·노량진경찰서수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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