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업종별 실태(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건설업계의 수확은 평년작이다. 정부가 공약한 각종지방사업과 큼직한 공사들이 선거를 전후해서 대거 조기발주 됐기 때문이다.
총 8백64개나 되는 대소건설회사들이 지난 상반기에 수주 계약한 각종 건설공사금액은 모두 8백59억2천7백만 원. 이것은 70년 동기의 4백72억4천9백만 원보다 82·8%가 증가된 것이다. 또 이것은 정부공사얘기고 여기에 민간공사(90억∼1백 억원)까지를 합치면 수주액은 근1천억 원대에 육박한다.
이 바람에 하반기계약고가 예년보다 크게 감소될 전망이긴 하지만 요즈음 정부공사가운데는 규모가 크고 l년 혹은 최장 3년간 계속되는 사업이 많으니까 건설회사수지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이를테면 지난 상반기에 극동건설과 삼환기업이 수주한 금강·평택지구 개발사업공사계약은 건당 계약 고 20억 원 이상 짜리 들이며 공사기간도 장장 3년이다.
그러나 건설업계에도 고민은 있다.
정부의 공사비지불은 늦어지기가 일쑤이며 경제계전반의 불경기와 자금난 때문에 민간공사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외에 월남경기 퇴조로 국내경쟁이 날로 격화되는 경향이다.
연초 5개월간의 전국 건축물허가실적은 1만2백31동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가 감소됐으며 해외건설계약은 3분의1 수준으로 격감했다.
어떻든 건설공사전체로서는 예년 못지 않게 활발했던 덕분에「시멘트」수요증가율도 별로 둔화하지 않은 거라고 해석할 수 있다.
7월말까지의「시멘트」출하량은 작년동기보다 1백10만t, 35·4%가 늘어났으며 한편 7월말 재고는 작년 말보다 20·9%, 1년 전 수준보다 31·4%가 줄었다.
그러나 이것이 「시멘트」업계의 경기회복에 아무도움이 되지 않았음은 이미 설명한바 있다. 자금난에 견디다못해 「메이커」들이 투 매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팔수록 적자규모가 커지는 것이다.
「시멘트」생산업계의 극심한 자금난은 증설자재활동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금년 12월 안에 완공계획이던 쌍용의 2백40만t 증설공사가 1년 가량 지연될 전망이며 동양 「시멘트·그룹」의 동양 건 진이 맡아하던 신설고려 「시멘트」광주공장(연산 66만t)의 건설공사는 고려 측의 공사비 체불 때문에 중단됐다. 충북과 현대의 각50만t 증설계획도 현재로서는 백지화할 상태.
한편「시멘트」출하 역시 올해에 와서는 면 방이나 화 섬처럼 수출비중이 급속히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7월말현재 출하량이 작년보다 35·4%가 늘어난 데는 수출「사이드」의 비중이 컸다.
이기간증 내수는 24·5%밖에 늘지 않았으며 수출이 2백34·8%나 증가됐다. 따라서 지난해에 전체 출하량의 5%에 불과했던 수출비중이 올해에는 약 13%선으로 껑충 뛰었다.
「시멘트」업계의 불황에 불구하고 독점사업인 동양화학계「유니온」백양회 경기는 아주 좋으며 그래서 현재 증설공사가 한창이다.
해운업계는 불황이다. 화물이 부족하고 운임은 묶여있어 운영이 악화 일 로 에 있으며 자금난이 심각하다.
양각과 비료 등 관 수 물자는 거의 대한통운이 취급하고 있으며「시멘트」는 쌍용 계의 금성해운전용선, 묵 호 항의 석공 탄이라고 해야 6천t급 2척과 2천t급 1척의 석공전용선으로 충분하다.
여객은 비행기에 뺏기고 있으며 한 려 개발의「에인절」호 등장으로 타격이 많다. 또 올해에는 장마가 오래 계속되는 바람에 피서객도 예년보다 훨씬 줄었다.
때문에 3백여 개나되는 해운조합회원사중 15개 업체가 금년 들어 도산했으며 이대로 가면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해운공사만은 80%가 정기화물이기 때문에 물량 면에서 튼 타격이 없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부두노조 파업 때문에 타격이 많으며 금년에도 적자(70년 3억1천만 원)가 예상된다.
여름철이 되면 청량음료업계는 으레 활기를 띤다. 올해에도 예외는 아니었다.「콜라」와 「사이다」등 연간 8억 병의 청량음료생산능력 중 6억 병 정도는 소화할 수 있는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양상은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있는 점이었다. 경쟁은「코카」와「펩시」, 그리고 칠성정도로 압축되고 있으며 작년에 동성산업(논산) 과 성일 산업(부산)이 폐업한바 있지만 내년도에 가서 중소「메이커」들은 거의 전부 도산할 전망이다. 자본금 1억 원의 서울「사이다」는 이미 청산단계에 있다. 상반기중의 출하동향을 보면 칠성(시장점유율 26%)과「코가」(25%)가 각 1억 병,「펩시」(23%)가 8천 만병, 그 밖의 회사는 통틀어 1억 병 미만이었다. 3대「메이커」들은 판매선전비가 한층 더 무거워졌으며 저마다「루트·세일」방식을 동원, 유통 「마진」축소에 힘쓰는가 하면 부산과 호남 등 지방에 분 공장을 설치중이다.
즉 「코카」는 삼환기업이 부산, 미원이 호남에 각각 공장을 설치하여 전국을 3개 지역으로 구분, 세력을 펼치려하고 있으며 「펩시」와 칠성도 부산에 분 공장을 설치하고 있다.
또한 3대 「메이커」들은 각각 80만「달러」의 차관으로 매분에 7백20병을 생산하는 최신시설을 갖추어 결전할 태세다.
그러나 현재의 출하가 가 69년에 결정된 협정가격이기 때문에 칠성만이 흑자를 기록했을 뿐「코카」「펩시」는 수익이 없다.
한편 맥주는 출하량이 늘긴 했지만 시정의 불경기 때문인지 증가「템포」가 예년만 못했다.
시장을 OB(57%)와「크라운」(43%)이 분점하고 있는 맥주경기를 OB의 경우를 토대로 진단해보면 7월말까지의 출하량은 2백33만6천 상자로 작년동기보다 35·7%가 늘었다.
그러나 이것은 69 70년 동기의 45%증가「템포」에 비하면 크게 둔화한 것이다. 특히 7, 8월에는 맥주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6월보다 3만 여상자가 감소됐다. 요컨대 맥주경기자체는 불황이 아니지만 여타업계의 불경기와 자금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작일 본 난「업종별 실태」는 (중)으로 바로 잡습니다. <변도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