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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막다른 탈출구 닉슨 조치|「폴·새뮤얼슨」<MIT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뉴요크 18일=김영희 특파원】다음은「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MIT대 교수로 있는 「폴·새뮤얼슨」이「닉슨」대통령의 새 경제정책 발표직후「뉴요크·타임스」에 특별 기고한 논문전문이다.
「닉슨」대통령은 8월15일 사실상의「달러」평가절하를 발표했다. 그가「코널리」재상에게 김태환 정지를 지시한 순간부터 1944년「브레튼우즈」에서 제정된 고정 환율제는 과거역사로 화했다.
필자의 의견으론「닉슨」은 이번 조처 외에 달리 취할 방도가 없었다. 그의 이번 조처는 최근 수주간 「달러」준비금의 대량 유출로 불가피했다. 「닉슨」은 이번 사실상의 평가절하의 책임이 부분적으로 국제금융투기업자들에게 있다고 비난했지만, 그들은 사실 밑에 깔린 원인에 의한 결과와 징후에 불과했다.
10년 이상이나 「달러」는 과대 평가된 통화였다. 최근 수년간 미국상품의 국제경쟁력은 악화 일 로를 걸어왔다. 1893년이래 처음으로 미국은 1971년에 무역역조 현상을 나타내었다. 다시 말하면 수출능력 이상으로 수입했다.
틀림없이 일본은 「닉슨」의 새 조처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나라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일본의 산업은 이제 미국 시장에 쇄도하여 의존할 수는 없다.
필자는 일본정부 자체도 비난받을 점은 많다고 생각한다. 필자와 같은 경제학자들도 최근 수년간 일본정부에 대해, 자의에 따라 질서 정연한 방법으로 원 화를 평가절하 하도록 충고해왔다. 미국정부는 일본정부에 대해 스스로 곤란에 부딪치는 태도로 원 화를 평가절하 하도록 강력한 압력을 가해왔다고 필자는 믿는다. 일본의 유수한 경제학자중 28명이 일본 정부에 대해 건전한 경제를 위해 이 조치를 취하도록 공공연히 요구해 왔음을 필자는 알고 있다.
나는 일본의 산업계가 꿈속의 세계에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시장이 제아무리 방대하다하더라도 일본이 이룩한 기적적인 수출증대를 모두 흡수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이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일본측의 유치한 욕망뿐이고, 그것은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고답적인 자유방임주의에만 집착, 경제현실을 도외시하는 단견과 상통하는 것이다.
만약 「달러」평가를 흑자 국들의 통화와 상대적으로 7%∼15% 절하한다면 그것은 수지불균형에서 균형으로의 회복이 된다. 이러한 균형조치는 적자 국인 미국에 대해 도움이 된다.
그것은 또 흑자 국인 일본에 대해서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으로서도 수입으로 외국상품을 받아들이지 않고 일본제품을 무작정 외국에 팔아 넘긴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국제수지의 불균형을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은 일본수출산업의 이권을 더욱 조장 보존하는 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필자는「닉슨」대통령이 국제위기의 압력에 쫓겨 종래의 불행한 수수방관 책을 과감히 포기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필자는 또 고용증대를 위한 세율인하에 갈채를 보낸다. 그러나 업체에 대한 과세정책은 중산·저소득층에 대한 과세정책에 상충되는 것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나는「닉슨」대통령이 감 세 조처에 따라 연방지출을 줄이고 연방정부고용원 5%를 감원해야한다고 시사한 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런 조처는 분명히 고용을 증가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총 취업 수를 줄어들게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잠정적인 임금·물가동결이「인플레」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늦기는 했으나 적극적인 소득정책을 지향한 최초의 장기적인 조처라는 점에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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