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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자 농구-브라질에서 떨친 교포의 응원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 29일 폐막된 제6회 세계여자농구 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여자농구 팀은 복병인 브라질과 쿠바에 패퇴, 세계 2위 방어의 꿈을 현실화시키지 못해 경기결과로는 실의를 안겨주었으나 브라질 주재 교포들의 감격적인 성원으로 흐뭇한 동포애의 정을 불어 일으켰다.
한국은 또한 이번 경기에서 신장의 열세가 두드러지면서도 여성으로서는 비정상적이랄 만큼 장신의 선수들과 사실상 대등한 경기를 보임으로써 이곳 브라질 국민들을 비롯한 모든 외국 팬들에게 한국 여자농구의 뚜렷한 이미지를 심는데 유감이 없었다.
4천8백여 한국교포가 있는 이곳에서 2천여 한국 교포들이 대회1주일 전부터 한국촌교회에 모여 4명으로 구성된 응원단강의 지도아래 응원연습을 했으며 결승 리그 첫날 대소전에는 2천5백여 한국교포들이 경기장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끝까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조직적이면서도 질서정연한 이 응원은 30만의 교포를 가진 일본을 완전히 압도, 한국민의 긍지와 단결을 크게 과시했다.
이곳 교포들은 이 대회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신파」「구파」로 대립, 석연찮은 잡음을 일은 켰으나 이번을 계기로 완전히 단결, 일본교포들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이곳 브라질의 매스컴도 한국의 응원태도를 높이 평가, 대서특필로 보도했다.
한국교포들은 경기장에서 뿐 아니라 숙소에도 자주 방문, 수박과 야채, 한식음식물을 제공했고 파티도 열어 한국 선수단의 사기를 크게 앙양시켜 주었다.
특히 예선 리그 때 상우파울루에서 브라질리아까지 2천여km를 달려간 50여명의 장거리 응원은 더욱 뜨거운 감격을 안겨 주었다.
결승에서 준우승했으나 한국에는 3포인트로 진 체코의 J·도스코칠 코치는 한국선수단 부 코치로 온 박신자를 가리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이며 내가 존경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대소전에서 주장 김영임 선수는 소선수의 절반 밖에 안 되는 키로 수비진을 뚫으려다 이따금 상대편 선수의 가랭이 밑으로 공을 패스해 웃음과 박수갈채를 받기도.
4연패의 소련 팀은 장신을 이용, 바구니에 주워담듯 일정한 시간간격으로 계속 득점하는 바람에 테크니크라고 볼 수도 없었으며 단지 농구하는 기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브라질 신문들이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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