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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아랍」공의 정치 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3일「샤라위·고마」부수상 겸 내상, 「모하메드·파우지」국방상 등 6명의 각료와「라빈·스카이로」「아랍」·사회주의 연맹(ASU)서기장 등 3명의 고위당직자들을 해임한「아놔르·사다트」「아랍」공화국대통령은 16일 2단계숙청으로 또다시 정보국장 및 검찰 총장 등을 해임 시켰다고 한다. 그 보다 앞서서 4월말「사다트」대통령은 친소강경파로 알려진「알라·사브리」부 통령을 해임시킨바 있었다.
이리하여「아랍」공화국은 작년9월29일「나세프」대통령의 사망이래 최대의 정치파동을 겪고 있다고 보겠으며 앞으로 그 귀추는 매우 주목된다고 하겠다. 이번「아랍」공화국의 정치 파동의 이유는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으나 13일「사다트」대통령이「라디오」·TV방송을 통해 개각경위를 발표한 것을 보면 해임된 각료들이 반정부「쿠데타」를 음모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번「아랍」공화국에서의 정치파동은 작년「나세르」사망 이후 그 개연성이 높았던 권력투쟁이 마침내 표면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세르」사망 후 「사다트」대통령은 무난히 그 후계자가 됐으나 그 내부에서는 전쟁파·화평파·친서방파·친소파 등의 갈등이 심했고 특히 지난 3월부터는 이들 각파간의 공개논쟁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아랍」의 정부계 유력 신문인「알·아람」지의 주필이요, 친미파로 알려진「헤이칼」씨는 지난3월이래 수회에 걸쳐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한데 대해 친소파인 「알리·사브리」부통령 파에서는 『「헤이칼」은 반혁명론자이며 제국주의자 편이오, 패배주의자』라는 비난을 퍼부었다고 하는 것이다.
이번 숙청된 각료들은 친소강경파로 밝혀졌으며, 전기한 각파간의 공개논쟁을 감안할 때 현금「아랍」의 「정치파동」은 권력투쟁에다 「이데올로기」투쟁까지 가미한 투쟁양상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친소파의 숙청이 반드시 「아랍」공화국의「사다트」정부와 소련간의 관계 악화로 발전할 것이라고는 속단할 수 없으나「아랍」공화국 내에서의 친소 파의 숙청이 사실이라면 「아랍」정부의 친소색채 또한 퇴색할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16일 소련은「아랍」사태를『국내문제로 보고 있다』고 그 견해를 밝혔다고 하지만, 소련으로서는 이번「아랍」에서의 정치파동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소련은 지난날 「아스완·댐」을 건설함에 있어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중동전쟁과 연관해서는 SAM3「미사일」, MIG23등 최신무기를 「아랍」공화국에 제공함에 서슴지 않았고「아랍」을 발판으로 지중해에 그 군사력을 뻗쳐왔다.
그래서「사다트」대통령이 친소파를 숙청한 후 그가 소련에 어떤 정책을 쓸 것이며. 또 그와 반대로 소련이「사다트」정부에 어떤 정책을 쓸 것인지는 이번 정치파동과 더불어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사다트」의 신체제가「나세르」사망 후 감돌았던「아랍」공화국내의 정치적 불안, 「아랍」권의 공동보조, 그리고 중동분쟁의 수습 등 중대문제에 걸쳐 어떤 방향으로 나아 갈 것인지는 적지 않은 관심사가 될 것이며, 당면해서는 화·전의 기로에 선 중동전국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 매우 궁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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