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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핑퐁 저기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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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과 중공간의 접근으로 중공이 유엔에 가입되면 한국 동란이 재발할지도 모른다고 미국의 볼티모·선지가 5일 경고했다. 4월말 한국을 방문 취재한 동지 워싱턴지 국장이며 극동 문제 전문가인 필립·포터 기자는 동지 5일자 1면 기사에서 미·중공관계 개선으로 초래될 중공의 유엔 가입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편집자주>
중공의 핑퐁 외교에서 초래된 닉슨 대통령의 대중공 무역관계의 확대움직임과 예상보다 빨리 중공이 유엔에 가입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은 중화민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당황케 하고 있다고 한국의 모든 군대는 1950년 북괴 김일성의 남침을 격퇴하기 위해 창립된 유엔군 사령부 산하에 있다.
유엔군은 휴전으로 전쟁이 일단락 됐기 때문에 아직 해체되지 않고 있다. 닉슨 대통령의 자문위원회는 남북한을 포함한 모든 분단 국가의 유엔 동시가입을 제의했다.
현 유엔 군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과 미8군사령관까지 겸하고 있는 존·N·미켈리스 장군이다. 그는 미군 병력과 함께 60만 한국군의 작전 권을 쥐고 있다. 그러나 만일 중공이 유엔에 가입되면 유엔군이 계속 주둔해야할 이유는 박약해진다.
그러므로 주한미군 인사들은 만약 유엔군사령부가 해체되어 미켈리스 장군이 유엔 군사령 관직을 갖지 않게 되면 박정희 대통령이 한국군을 미군휘하에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미켈리스 장군은 북괴가 비무장지대를 넘어 도발해올 경우 더 이상 한국군을 제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새로운 한국동란의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여당인 자민당 내 일부와 야당인 사회당 및 공산당은 줄곧 중화민국과의 외교 관계를 희생하고서라도 북평 정권과 관계를 가까이 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사또(좌등) 수상은 미국의 정책을 따라왔으며 올 가을 유엔 총회에서도 정책변경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과 협의를 거쳐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중공과 연 8억 달러에 이르는 무역을 계속해 왔으며 일본 기업가와 노동력은 더 많은 무역을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이런 전망을 가지고 북평 정권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서 미국보다 한발 앞서왔다.
이제 일본은 미국에 한발 뒤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중공을 승인하면 이는 일본에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중전대로 중화민국에만 유엔 대표권을 인정하고, 사또 수상도 이에 따른다면 일본에 중대한 정치적 풍파가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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