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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 지구책 변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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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전=박영수기자】30일 하오5시쯤 신민당 금산지구당 위원장 양상석씨(47)가 금산군 금산읍 양지리 속칭 외정골 뒷산에서 아랫배에 예리한 칼로 길이 20㎝가량 찔려 죽어있는 것을 나무꾼 김동수씨 (28·금산군 금산면 화림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민당 충남도지부에 따르면 양씨는 대통령선거투표날인 27일 하오2시쯤 금산군 남이면 일대에 김대중후보가 연행돼갔다는 「비라」가 뿌려졌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에 확인하러 나간 후 행방불명되었다고 한다.
경찰보고에 따르면 죽은 양씨의 웃옷 주머니에서 「세레피아」 4알이 발견됐고 양씨의 소지품인 도장, 신분증, 만년필, 시계 등이 그대로 남아있었으나 현금은 하나도 없었으며 배를 찌른 칼은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양씨의 시체가 발견된 속칭 외정골은 금산읍에서 금산면으로 넘어가는 경계지점 장군봉(해발4백20m)기슭인데 길에서 약20m들어간 곳이다.
충남도경은 사건현장조사와 양씨의 시체해부결과에 따라 이 사건을 자살로 보고있다.
경찰에 의하면 ①양씨의 호주머니에서 발견된 서정호라는 명함 쪽에 적힌 『죽음으로써 우를 청산합니다』란 내용의 유서투 글귀 필적이 양씨의 것으로 확인됐고 ②27일 하오4시쯤 금산읍 양지리 뒷산 내경골 현장으로 양씨가 혼자 걸어가는 것을 본 증인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1일 상오8시10분에서 55분 사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민준 법의학과장 집도로 실시된 양씨의 시체해부결과 ⓛ면도날 같은 예리한 칼날로 배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랐는데 양씨의 오른손 엄지손가락 안쪽에 면도날로 인한 상처 5개소가 나있으며 ②시체 오른쪽1m쯤 떨어진 바위 위에 「도루코」면도날을 쌌던 기름 종이가 발견됐고 ③왼쪽 처음 배를 가른 자리에 주저혼(자살하는 사람이 칼로 자르기 앞서 시험한 흔적)이 뚜렷하고 ④왼쪽10㎝는 0.4㎝에서 0.5㎝깊이로 강하게 자르고 그 뒤 10㎝는 기운이 빠진 상태로 그어져 오른쪽 끝4㎝에는 약간 위로 갈라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씨의 부인 성옥희씨(44·대전시 선화동189의19)는 『자살을 할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고 울먹였다.
대전에 집이 있는 양씨는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그동안 금산읍 상응리104 신민당원 김진오씨 집에서 임시기거를 해 왔다고 한다.
양씨는 노모와 부부·아들 등 4식구가 중류정도의 단란한 생활을 누려왔다 한다. 신민당 대전을구 당기위원장 김정권씨(47)에 의하면 양씨는 평소 몸을 무척 아끼는 성격인데다 투표 날 집을 나갔기 때문에 투·개표결과에 따른 자신의 위치에 위협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타살혐의 신민 주장>
이에 대해 1일 상오 김수한 신민당 대변인은 『양씨의 사인은 단순한 자살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양씨가 28일 개표도중 행방불명된 것과 칼에 찔린 것으로 보아 타살의 혐의가 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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