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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평에 봄은 오는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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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은래, 5개국 탁구 팀 회견 상보>미 선수와 가장 많이 대화 "바람차서 미안하다" 감기조심 당|통역 오역 고쳐주어 영어실력 보여
【북평14일UPI동양】「제럴딘·레세크」·「줄리언·슈먼」기=북평 방문 마지막날을 맞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콜롬비아 및 나이지리아 탁구 대표팀들은 중공 수상 주은래를 만나기 위해 예정시간보다 일찍 회견장소인 북평 인민대회당 앞에 도착, 삼삼오오 떼를 지어 주변을 구경하기도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다 45분 후에 대회당의 1층 접견실로 안내되었다.
2시30분(현지시간) 목까지 단추를 잠그는 전통적인 중국식 복장을 한 주은래가 나타났다.
5개국 선수들은 주은래와 먼저 기념촬영을 했다. 이어 그는 영문「알파벳」순으로 맨 먼저 영국 탁구 선수단부터 시작하여 콜롬비아 캐나다 및 나이지리아 탁구 선수단 차례로 이야기를 나눈 다음 맨 끝으로 미국 탁구 선수들을 만났다.
그는 이날 약 2시간동안 계속된 이 회견에서 미국 탁구 대표단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우호를 강조했다.
주은래는 미국의 텔리비젼 카메라맨들이 그에게 불빛을 비추면서 촬영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 미국 대표단에게 "이 우호관계의 재개는 우리 양국 국민들의 승인과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라고 말해 접견실에 있던 5개국 대표단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또한 미국선수단 가운데 머리가 유난히도 긴「글렌·코원」 선수로부터 미국의 「히피」운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젊은이들의 이견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고『나도 젊었을 땐 그랬다. 폭력적인 것이 아닌 것은 어떤 토론이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나는「히피」에 관해 선 잘 알지 못한다』면서『진리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여러분들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하게되며 또 이것은 허용되어야한다』고 말하고 자기는 영국과 일본에서 온 장발족 청년들을 만나본 일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주은래는 통역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그는 영어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같이 보였다. 그는 몇 번이나 통역의 말을 중단시키고 그에게 자기의 말을 정확히 고쳐주기도 했다. 주은래는 선수단 인솔자들에게 그들의 이번 중공 방문기간 중 불편한 점이 조금이라도 없었느냐고 수차 되물었다.
주은래 수상은 이어『우리는 문화혁명으로 너무나 바빠 외국으로 나갈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고 오늘을 기점으로 해서 이제는 중공이 외국과의 우호 증진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방문외교를 전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북평14일AFP합동】금년 72세의 주은래 수상은 이날「스마트」 한 「히피」들을 『진리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이라고 말하고『인류의 발전을 통해 자유의 진리는 마침내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은래 수상은 각국 선수단에 대해 중공의 단점을 지적해 달라고 하자「스틴호번」씨는 『당신들은 우리를 너무 과식시키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외국선수들이「아페리티프」로 나온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다음에 나온 본격적인 정찬을 거의 먹지 못했던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선수들은 실례를 범할까봐「아페리티프」를 거의 전부 먹었는데 주은래 수상은 사전에 식사법을 이야기하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주은래 수상은 또한 오늘 아침 고궁의 바람이 너무 차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감기가 들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말했다. 고궁은 북평 서쪽 4km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왕조의 하계 별장인데 선수단들은 이 고궁 정원에 초대된 것이다.
【북평15일UPI동양】14일 미국을 비롯한 5개국 탁구 대표단과 회견한 중공 수상 주은래는「그레이엄·스틴호번」미 탁구협 회장에게 그는 앞으로 중공과 미국간에는『끊임없는 접촉』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주은는 미국 탁구 대표단의 이번 중공 방문기간 중 중공이 베푼 환대에 감사하는「스틴호번」씨에게 『너무 칭찬만 하지 마시오. 틀림없이 비판도 있을 텐데』하고 대꾸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당신 네 선수들로부터 상당히 많은 것을 배웠다. 미국 선수들은 예절이 바르고 사리 깊으며 우리와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것은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탁구에 언급, 자기의 나이가 72세이기 때문에 탁구는 그가 즐길 수 있는 유일한「스포츠」라고 말했다.

<미 탁구 팀 임원「보건」씨 기행문>예상외 환영에 모두 감격|광동 거리는 인력거·자전거 등 다양 각급 학교선 영어를 제1외국어로
【북평NYT동화】「팀·보건」기=커다란 모택동의 초상화들, 울려 퍼지는 군가, 어디를 가나 뻗쳐오는 환영의 손길과 호화로운 환영연….
초청해 준 중공 측의 너무도 따뜻한 환영에 감격하여 선수·임원 및 임원의 부인 등 15명으로 된 미 탁구 단의 한 여인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것은 21년 전 중공이 수립된 후 이 나라를 방문한 첫 미국단체의 일원으로서 중공체류 이틀 동안에 받은 가장 깊은 인상이다. 중공 측이 우리에게 베푸는 호의는 10일 아침 홍콩의 「슘춘」에서 국경선을 넘어 중공 땅에 발을 디디면서 시작되었다. 여권에서부터 화물에 이르는 모든 수속이 조용히 척척 진행되었다.
너무도 따스한 환영의 분위기에 가슴이 막힌 대표단 임원 「에롤·로세크」씨의 부인 「제리」여사는 10일 광동에서 북평 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눈물을 흘렸다.
「신시내티」대학 1년 생인 「존·태니힐」선수(18)까지도 감동한 듯 평소의 냉담 성을 잃고 "「제리」, 나 역시 가슴이 뭉클해와요" 라고 소리쳤다.
열차에서 내린 일행은 입국 수속을 밟기 위해 세관으로 향했다.
『세계 인민 대 단합 만세』라고 붉은 글씨로 쓴 플래카드가 우리를 맞았고 모택동 송가인「동방홍」이 확성기로부터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어 첫 환영「리셉션」이 있었다. 안내되어 간 곳은 미국 남부의 농가를 연상시키는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인 저택, 우리를 초청해준 탁구협회 임원「추앙·체·춘」·「쿠오·치엔·수아」, 통역「왕·치아·퉁」등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방마다 영어를 비롯하여 각 국어로 번역된 모의 저서들『북경평론』을 비롯한 정기 간행물들이 전시되어있고 『자조』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슘춘」에서 광동까지「에어컨」시설이 된 열차를 타고 소나무 동산에 둘러싸인 파란 논 풍경을 감상하며 여행했다. 간간이 소를 끌고 가는 농부들을 볼 수 있었다. 기차는 조그마한 소도시마다 정차했으나 아무도 기차의 발착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달렸다. 충충하고 페인트칠을 하지 않은 회색 건물들이 대부분이었다.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는데 자전거를 탄 사람, 인력거를 끄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었다. 단원 한 사람은 창 너머로 길가에서 탁구를 하고있는 어린이들을 보았는데 탁구대는 콘크리트 판이고 벽돌을 나란히 놓아「네트」로 삼고있다.
버스가 멎은 곳은 장원 안에 있는 영빈관, 중화전국체육총회 광동 지부 간부「창·수·첸」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창」은 젊어서 영어를 못 배운 게 한이라면서 영어가 가장 중요한 의사전달 수단의 하나라고 말하고 중공의 각급 학교에서는 제1외국어로 가르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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