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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생활향상과 비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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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는 4월 7일 제 20회 세계보건일을 맞아 세계보건기구(WHO)는 당뇨병을 표방과제로 내걸었다. 『당뇨병 조기치료, 우리들의 장수비결』이란 표어를 선정,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당뇨병의 퇴치운동을 일제히 전개했다. WHO의 추산에 의하면 지구상에 약 3천만명의 당뇨병 환자가 있다. 미국에 2백 80만, 일본에 1백만, 우리 나라는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도시에는 이들과 같은 비율이다. 당뇨병은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증가하는 문화병이다. 우리나라도 생활수준이 높아져가고 정신노동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환자가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69년 서울의대 김응철교수가 S은행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2·6%가 당뇨병 환자다. 미국의 1·65∼2·27%, 일본의 0·6∼3·7% 보다 결코 적지 않다. 단 은행원은 중류 이상의 생활수준과 정신 노동을 하는 계층이므로 농어촌의 육체노동 인구를 포함하면 전국적으로는 숫자가 달라질 것이다.
당뇨병을 일으키는 요인은 크게 나눠 생활수준과 생활의 복잡화 두 가지다. 즉 과다한 영양섭취와 정신적「스트레스」가 유발원인이다.
당뇨병의 원인은 가설만 1백여 가지지만 한마디로 원인을 모른다. 다만 췌장의 고장으로「인슐린」이 적게 분비되는 경우, 「인슐린」의 분비를 억제하는 부신 및 뇌하수체· 갑상선「호르몬」 의 과다로 인하여 「인슐린」이 부족한 경우 발생한다는 정도로 밝혀졌다.
그러나 당뇨병 발생의 조건은 알려졌다. 우선 유전적 소질이 있어야 한다.
집안에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다음과 같은 여건을 피하거나 조절해야 한다. 즉 정신노동·생활의 복잡화에서 오는 「스트레스」, 과로를 피한다. 「스트레스」는 「인슐린」의 분비를 억제하는 전기「호르몬」을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다음 비만체격에 많다. 운동부족으로 인하여 영양이 남아 돌아가거나 「인슐린」의 양에 비하여 과하게 섭취한 때문이다.
체중이 표준체중 (임시적으로 자기 키에서 1백을 뺀 후 0·9를 곱한다) 보다 10% 초과할 때 1·5∼2배. 20% 초과할 때 3·5∼3·7배, 30% 초과 시는 5배 이상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40대는 당뇨병 등 노인병에 주의할 나이다. 40, 50대에 가장 많고 40부터 60세까지 20년간에 70%를 점한다.
당뇨병은 원인 불명에 완치가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당뇨병에는 「치료」란 말이 없다. 다만 「조절한다」고 할뿐이다. 마치 근시나 원시인 사람이 안경을 끼면 건강한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조건부건강」이라고 한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바되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다. 「인슐린」은 핏속에 녹아있는 당분을 각 세포에 잘 들어가도록 돕는 일을 한다. 당분은 곧 힘과 열을 내는 연료인 것이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몸 속의 당분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머지가 소변과 함께 배설되어 소위 당뇨가 된다.
단 「당뇨는 곧 당뇨병」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도 식후에 당뇨가 나온다. 당뇨병은 음식에서 섭취한 당분이 충분히 이용되지 못하는 상태다. 당분을 적게 섭취하면 당뇨병 환자도 당뇨가 배설되지 않는다. 당뇨 시험 만으론 부족하고「코티손」당 부하 시험 등 몇 가지 특수검사를 받아야 정확하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핏속의 당 분량, 즉 혈당치가 높아진다. 또 지방의 분해물인 「아세톤」이 축적되어 혈액이 산성화함으로써 당뇨병의 독특한 증세인 당뇨증 혼수를 일으킨다.
당뇨병증세는 여러 가지.
고려병원 내과 과장 이상종 박사의 조사에 의하면 제일 대표적인 증상은 목이 마르고 노곤하며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에 거품이 나는 것. 다음이 체중이 줄고 팔 다리가 저린 증세이고 그밖에 성욕감퇴와 눈이 침침한 것. 두통, 음부가려움증(여성만), 어지러움, 가슴이 울렁거리는 것, 잇몸의 농증 등이다.
불행히도 이런 자각증상은 처음부터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엑스」선 사진으로 폐결핵을 미리 진찰해보듯 유전적으로 의심스러운 사람이면 건강할 때 전기 특수검사를 받아야 알 수 있고 미리부터 식이요법·운동요법을 써야 병의 악화를 방지한다.
당뇨병은 불치이나 이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 즉 그 뒤에 오는 합병증이 목숨을 빼앗는다. 합병증은 신경염이 제일 많다(30%). 그 중에서 말초 신경염이 많아서 각기처럼 다리가 쑤시고 저리다.
두 번째는 감염증(28%), 즉 세균, 「바이러스」 등에 약해 병을 얻는다. 결핵이 대부분이고 종기·신장염을 앓는다. 세 번째는 고혈압(15%)의 순서다.
부인이 임신하면 일시적으로 당뇨병이 되기도 하며 당뇨병인 임부는 유산·조산·양수과다증·임신중독·거대아 및 기형아·미숙아를 분만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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