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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은 반기문과 찍은 사진, 윤병세는 별명으로 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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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찍은 사진 때문에 시비가 붙고, 별명을 꺼내 핀잔을 주고…. 국정감사 첫날인 14일. 정책 내용보다 장관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부처도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박근혜계 실세 유정복 의원이 장관으로 있는 안전행정부였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유 장관이 지난 8월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찍은 사진을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장관이 정치인이다 보니 선거 때만 되면 어디 지사로 차출될 거란 내용이 나온다. 출마설이 나오는 분이 자중을 해야 공무원들이 ‘장관이 끝까지 열심히 하겠구나’ 생각하지 그렇게 하면 직원들이 어떻게 장관을 믿겠느냐”고 물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유 장관이 개인 홍보를 위해 반 총장과 만났다는 의혹 제기다. 이 의원은 “전임 안행부 장관의 경우 동정 보도 자료가 월 평균 3건이지만 유 장관은 5건”이라며 “개인을 홍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 장관은 “업무를 협의하고 논의하는 건 너무나 좋은 일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대한민국 장관이 몇 명인데 유독 안행부만 협의할 게 있느냐”고 따졌다. 유 장관은 “장관으로서 업무에 진력하고 있고, (반 총장과의 만남은) 굉장히 중요한 업무라서 세 번 만났다”고 설명했지만 이 의원은 “그렇게 중요하면 유엔으로 출장을 가서 만나든지”라고 몰아세웠다. 유 장관도 “유엔 출장 갈 시간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외교부 국정감사장에선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의사 발언을 통해 “장관의 별명이 뭔지 아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윤병세 장관은 “올빼미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빼미’는 윤 장관이 밤늦게까지 회의를 진행해 붙은 별명이라고 한다. 정 의원은 “그것 말고 더 있다”며 두 가지를 들었다. 밤샘 회의를 진행하면서 스낵류를 많이 먹어 ‘새우깡 장관’이란 별명이 있고, 업무 세부사항까지 일일이 장관의 손을 거치게 해 ‘사무관 32호봉’으로도 불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외교부 내에서 발생한 성추행 의혹 사건 등을 지적하면서 “열심히 하는 자세는 좋지만 장관은 스태프가 아닌 리더”라며 “직원들의 직무 감찰과 업무평가에 좀 더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상세한 것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만 했다.

 고용노동부 방하남 장관은 야당 의원에게 ‘투명 인간’ 대우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방 장관과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의 근로실태와 관련한 문답을 나누던 중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자 같은 당 신계륜 환노위원장에게 “앞으로 장관 대신 차관에게 물어도 되느냐”고 했다. 신 위원장은 “장 의원이 알아서 하라”고 하자 장 의원은 방 장관을 제쳐놓고 정 차관에게 관련 질문을 계속해 나갔다. 방 장관은 빙그레 웃었지만 이를 지켜보는 실·국장들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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