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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똑같이 10만 명 지원한 현대차는 느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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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 하반기 공채에 10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현대자동차는 삼성과 달리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5개 계열사는 6일 서류 심사를 통과한 1만 명 정도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인·적성검사(HMAT)를 시행했다. 또 공채를 정시와 수시 채용으로 이분화하면서 학점·토익 성적을 배제한 선발 등으로 채용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정시 채용에선 국내 기업 최초로 역사 논술 문제를 출제했다. 인·적성 시험 마지막 시간에 30분 동안 1000자 이내로 ‘고려·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이유를 쓰시오’와 ‘세계의 역사적 사건 중 가장 아쉬웠던 결정과 자신이라면 어떻게 바꿀지 기술하라’는 주제 중 한 개를 선택하도록 했다. 허정욱 현대차 인재채용팀 과장은 “역사 에세이는 객관식 문제 채점하듯 점수화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응시자의 종합적 사고 능력과 통찰력을 볼 수 있는 문항이기 때문에 면접 등에서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차 인사실 직원들은 ‘길거리 캐스팅’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올 2월부터 오전 5시쯤 서울시내 주요 대학가를 지나는 273번 시내버스를 탔다. 새벽에 첫차를 타는 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든지,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인생을 열심히 사는 친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버스 안에서 눈여겨보고 있다가 그 자리에서 “현대차 입사에 관심이 없느냐”고 제의하는 식이다. 이들은 버스뿐 아니라 도서관·학원·서점 등 젊은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암행어사’식으로 돌아다녔다. 길거리 캐스팅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11월 말 최종면접을 거쳐 현대차 정식 신입사원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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