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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붐 vs 제2펠레 … 상암은 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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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축구 국가대표팀이 ‘삼바군단’ 브라질과 11년 만에 대결한다. 21세 동갑내기 스타 손흥민과 네이마르의 활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손흥민(왼쪽 사진)과 파주 NFC에서 열린 훈련에서 연습 파트너로 나선 김용환을 제치고 있는 네이마르. 정시종 기자, [파주=뉴시스]

독일 스포츠 전문 매체 ‘SPOX’는 한국과 브라질의 축구대표팀 평가전(12일·서울월드컵경기장)을 중계한다. 이 매체가 내건 중계 광고사진의 주인공은 한국의 손흥민(21·레버쿠젠)과 브라질의 네이마르(21·바르셀로나)다. 1992년생 동갑내기의 맞대결에 한국뿐 아니라 독일도 관심을 쏟고 있다.

 손흥민과 네이마르는 공통점이 많다. 둘은 2010년 12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최고의 10대 유망주 23명에 뽑혔다. 포지션이 왼쪽 날개이고, 주무기가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이란 점도 닮았다.

 두 청년은 지난여름 소속팀을 옮기면서 구단 역대 이적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1000만 유로(약 150억원)에 함부르크(독일)에서 레버쿠젠(독일)으로 이적했고, 네이마르는 5700만 유로(약 827억원)에 산토스(브라질)에서 바르셀로나(스페인)로 옮겼다. 둘은 이번 시즌 나란히 3골씩 터트리며 새 팀에 안착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60)은 “손흥민이 분데스리가에서 내가 세운 득점 기록(98골)을 넘을 것”이라며 ‘제2의 차붐’으로 손흥민을 지목했다. ‘축구황제’ 펠레(73·브라질)는 “네이마르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6)와 디에고 마라도나(43)를 능가할 것”이라며 그를 후계자로 낙점했다.

 네이마르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낸다. 브라질 TV에 자주 등장하고 가는 곳마다 여성 팬을 몰고 다니는 ‘축구 아이돌’이다. 산토스(수원) 등 브라질 출신 K리거들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김원희 투비원 대표는 “네이마르는 브라질 광고계의 블루칩이다.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폰서가 붙는다”며 “네이마르가 헤어스타일을 바꾼 다음 날 수많은 브라질 젊은이가 헤어숍을 찾아 그와 똑같은 스타일로 만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고 전했다. 네이마르는 5월 유로스포츠-스포츠프로가 공동 조사한 전 세계 스포츠맨 시장성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메시가 2위, 한국의 피겨퀸 김연아(23)는 44위였다.

 네이마르는 한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입국 후 서울의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기도 했다.

 손흥민은 인기에 비해 대중매체 등장 빈도가 높지 않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51)씨는 아들이 축구에만 전념하도록 방송출연 요청을 모두 거절하고 있다. 광고도 스포츠 용품과 스포츠 게임으로 한정했다. 나이키가 네이마르와 11년 장기 계약을 한 것처럼 아디다스는 최근 손흥민과 2018년까지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얼마 전만 해도 네이마르에겐 ‘유럽 리그나 국제대회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라는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지난 7월 ‘미니 월드컵’이라 불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4골-2도움을 올려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곧바로 그는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메시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과대평가 논란을 잠재웠다.

 네이마르는 A매치 42경기에서 26골이나 뽑아낸 반면 손흥민은 A매치 18경기에서 4골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손흥민이 골을 사냥한 상대는 인도와 카타르, 아이티 등 약체였다. 네이마르가 이끄는 브라질을 상대로 멋진 골을 넣는다면 손흥민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을 시일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네이마르 가벼운 부상=네이마르는 1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미니게임 도중 발목 부상을 입고 절뚝거리며 라커룸으로 나왔다. 브라질대표팀은 대한축구협회에 네이마르의 부상이 경미하다고 통보해 12일 출전엔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파주=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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