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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한국 엄마들 덕에 하기스 출시 후 45번 개선…세계 최고 기저귀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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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하기스’는 1983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일회용 기저귀다. 미국 킴벌리클라크의 브랜드이지만 글로벌 제품과 한국에서 팔리는 하기스는 다르다. 한국 하기스는 킴벌리클라크의 합작사인 유한킴벌리가 국내 소비자를 위해 생산한 맞춤형이다. 최근 미국 킴벌리클라크가 일회용 기저귀에 대한 미국·러시아 등 6개국 소비자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제조한 하기스 프리미어가 1위를 차지했다.

하기스의 연구개발(R&D)을 도맡아온 국내 최고 권위 ‘기저귀 박사’인 유한킴벌리 진재승(49·사진) 전무는 “83년 출시 이후 국내용 제품은 45번, 수출용 제품은 50번이나 제품 개선을 했다”고 말했다. 진 전무는 “소비자 패널인 1만여 명 한국 엄마들의 깐깐함 덕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저귀가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용 하기스는 두께가 4~5㎜로 다른 국가 하기스보다 50% 정도 얇다. 해외에서는 쓰지 않는 에어 엠보싱이란 소재도 써 통기성은 더 좋으면서 훨씬 부드럽다. 진 전무는 “얇으면서 흡수가 잘 되고, 동시에 바람이 잘 통하고, 편안해야 한다고 한국 엄마들이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선된 제품이 나올 때마다 수백 명의 아기들이 ‘임상실험실’에서 기저귀를 차고 몇 시간 놀다 나온다. 소비자 패널들에게 배달해주면 일정 시간 이상 착용한 뒤 엉덩이와 기저귀 표면 상태를 일지로 기록해 보내주는 방식도 쓴다. 진 전무는 “엄마들이 쓴 관찰 일지의 자세함과 꼼꼼함에 연구진도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기저귀를 고정시키는 원터치형 ‘찍찍이’를 3년에 걸쳐 해외 제품보다 부드러운 것으로 개선한 것도 “찍찍이가 다소 거칠어 아기 피부가 쓸린다”는 엄마들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국산 하기스는 중국·홍콩·대만·호주 등 1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지난해 약 2200억원어치가 수출됐고, 중국 고가 기저귀 시장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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