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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복극까지 벌인 낙천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민당의 낙천파동은 공화당에 못지 않을 듯.
9일 낮 탈락자 10여명과 동조당원 등 30여명은, 중앙당사에 『공화당이 작용한 공천은 무효다. 당성과 심사기준을 무시한 공천은 무효다』라는 글을 써 붙여 놓고 대표위원실을 점거하고 『10인위위원장인 양일동씨가 나타나 심사경위를 직접 설명하지 않으면 물러날 수 없다』고 버티었다.
특히 신안지구당위원장 김공규씨의 친형 김호규씨는 면도로 할복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김대중 후보를 성토하는 장문의 성명서를 낭독하다가 체중 1백5㎏의 황호동씨가 뒤에서 덮치는 바람에 칼을 뺏기기도 했다.
4, 5명의 당원은 『심사위원 중에 돈으로 뒷거래를 한 사람이 있다. 액수와 수표번호도 알고있다』고 수첩을 꺼내들고 소란을 피우기도 하고.
그래서 공천발표는 탈락자들의 농성 때문에 저녁 늦게 장소를 옮겨 국회에서 「프린트」된 명단을 배부하는 편법을 썼다.
이번 신민당공천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김진만 공화당 원내총무 출마구인 삼척에 같은 공화당소속의원이었던 김우영씨를 내세우는 문제였는데 그가 내정됐다가 발표단계에서 갑자기 보류되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있다.
김진만 총무는 김우영 의원의 출마를 만류키 위해 직접 두 차례 만났고, 다른 공화당간부도 김의원을 설득했는가하면 김총무는 신민당쪽으로도 손을 썼다는 얘기들.
발표가 보류된 것은 김우영씨가 8일 저녁 때에야 공화당탈당계를 냈으며 탈당성명 등 절차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는 이도 있으나 공화당과의 접촉창구를 맡아온 신민당의 모간부가 김씨의 공천을 반대했다해서 신민당 안에서도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대야선제공격을 선거 선전지침으로 삼고있는 공화당은 선거일공고를 앞두고 그 준비에 분망하다.
선전부는 전당대회를 기해 박대통령 일화집, 야당의 선거술수책자와 각종 집회 때 쓰도록 공화당가, 「일하는 대통령」(최창권작곡) 영광송(글로리·할렐루야) 「디스코」를 배포할 예정.
야당의 선거술수집에는 폭행유발, 백마담배 주고 양담배 피우기, 짝고무신 돌리기, 「사인」공세, 내부교란극 등 수십가지가 수록돼있다.
한편 민주공화보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선거기간 중 한자를 섞어 쓰고 지방판도 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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