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그림 2점 미술관서 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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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1884년작 '누에넨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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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네덜란드의 거장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2점이 도난됐다.

네덜란드 경찰은 도둑들이 지붕을 통해 건물에 침입했다고 발표했다. 도난 사실은 토요일(이하 현지시간) 미술관이 문을 열기 전인 이른 아침 시간에 밝혀졌다.

경찰 대변인은 도둑이 침입하자 미술관의 알람 장치가 울렸으나,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사다리를 이용해 지붕으로 올라간 도둑들이 이미 자취를 감춘 후였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한 경찰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침입을 했다. 도둑 1명 혹은 도둑 몇 명이 지붕을 통해 건물에 침입했고, 그림 2점이 사라졌다. 경찰은 현재도 이 그림들을 찾고 있으며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1층 창문이 깨져 있고, 건물 뒤쪽에 4.5m 높이의 사다리가 기대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법의학관들은 창문의 유리 파편과 도둑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담요 및 커다란 옷을 조사키 위해 가져갔다.

경찰은 복도에 설치돼 있는 보안 카메라에 녹화된 비디오 테입을 조사하고 있으며, 큐레이터들은 미술관 개관에 앞서 벽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그림들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술관의 한 여성 대변인은 주전시관에서 도난당한 이 그림들은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반 고흐의 주요 작품들은 대개 수백만 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그림들이 오전 8시 직전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미술관은 '폭풍우 날씨의 스케베닝엔에서의 해변'과 '누에넨의 교회' 두 작품이 도난됐다고 밝혔다.

1973년에 개관한 이 미술관은 반 고흐의 유화 2백점 이상과 스케치 6백점 등 전세계에서 반 고흐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는 이 미술관에는 올해 1백5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이 사건은 이번주 네덜란드에서 두번째로 일어난 주요 박물관 도난 사건이다. 월요일에는 암스테르담에서 남쪽으로 30마일(50km) 떨어진 헤이그 미술관에서 도둑들이 수백만유로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보석을 훔친 바 있다.

이 미술관은 유럽의 여러 왕과 여왕에게서 빌려온 보석관과 목걸이를 전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두 분실 사건이 서로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폭풍우 날씨의 스케베닝엔에서의 해변'은 1882년, 폭 34.5x51cm 크기 캔버스에 그린 유화다.

이 미술관 웹사이트는 이 작품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반 고흐는 두껍게 여러번 칠한 물감과 거친 붓터치를 통해 바다의 풍경을 이 작은 화폭에 담았다."

1882년작 '폭풍우 날씨의 스케베닝겐에서의 해변'
"사납게 거품이 이는 바다와 어둡고 벼락이 칠 것 같은 하늘, 바람에 나부끼는 배의 깃발 등, 모든 것들이 폭풍치는 날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반 고흐는 헤이그 인근의 한 해변 휴양지인 스케베닝겐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 그는 휘몰아치는 바람과 흩날리는 모래 등에 맞서 싸워야 했다. 모래가 마르지 않은 그림에 달라붙었다."

"이후 대부분의 모래알갱이를 떨어냈지만, 그림의 층층에서 소량의 모래가 여전히 발견되기도 한다."

'누에넨의 교회'는 2년 후인 1884년에 캔버스에 그린 소규모 유화다.

이 미술관에 따르면 반 고흐는 그해 1월, 대퇴골이 부러진 그의 어머니를 위해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 미술관의 웹사이트는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림 속의 교회는 그의 아버지가 1882년 목사로 부임한 곳이기도 해, 이 작품은 어느 정도 아버지를 위해 그려진 것이기도 하다."

"엑스선 촬영 결과, 원래 그림에는 삽을 든 농부 한 사람 외에는 사람 형상이 없었음이 나타났다. 그러나 아마도 1885년 가을 이후, 반 고흐가 작품 속에 교인 몇 명을 더 그렸다."

"고흐가 원래의 헐벗은 겨울 나무에 가을 잎새를 덧붙였고, 이 때문에 그림이 다소 화려해졌다."

"반 고흐가 장면 일부를 덧 그린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전경 중심에 있는 상복 입은 여성이 그 이유를 밝힐 수 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

"고흐의 아버지는 1885년 봄에 사망했다. 따라서 반 고흐는 이 작품을 사망한 아버지와 더 단단히 연관시키기 위해 이 같은 변화를 의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그의 어머니를 위해 그림을 다시 그린 것이기도 했다."

AMSTERDAM, Netherlands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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