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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지방관서 연두 순시|『잘사는 농촌』향한 현지 점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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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정희 대통령은 20일 경북도 순시를 끝으로 금년도 지방관서 연두 순시를 사실상 모두 마쳤다. 「선거의 해」라는 시기적인 특수성 때문에 이번 지방 순시는 정치적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지만 지난해의 행정 실적과 새해 시책에 대한 현지 점검이란 행정 시찰의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이번 9개 시·도를 순시하면서 제일 강조한 점은 농어민 소득 증대와 직결되는 생산적인 행정, 그리고 생산을 뒷받침하는 교육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금년으로 일단 매듭 짓는 농어민 소득 특별 사업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는데 『우리 농촌도 조금만 더 부지런하고 연구하고 서로 협조하면 잘 살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다』는 확신을 표명하면서 제1차 사업 결과 성공적이고 유망한 것을 전국적으로 골라 올 가을부터 제2차 사업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어느 도에서건 박 대통령의 첫 질문은 『이 도에서 가장 성공한 소득 증대 사업은 어떤 것이냐』는 데서부터 시작했으며, 농어촌에 대한 투자는 매년 늘고, 특히 제3차 5개년 계획 기간 중 2조원이란 막대한 돈이 농어촌에 투입된다고 지적하면서 『이 돈을 효율적으로 잘 쓰면 우리 농촌이 잘 사는 날도 멀지않아 실현된다』고 되풀이 강조했다.
농촌 진흥의 기틀을 다짐하고 농업 개발에 정책적 중점을 둔 제3차 5개년 계획이 내년부터 착수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순시는 농촌 근대화를 위한 여건을 살피기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소득 증대 특별 사업 중 성공한 사업을 계속 확대시키도록 당부하는 한편 실패한 사업의 경험을 교훈 삼아 효율적 투융자를 위한 사전 심사 제도를 활용하도록 방향을 잡아 주었다.
또 교육의 목적을 『생산적인 일꾼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규정한 박 대통령은 『못 사는 나라에서 교육받은 자는 그에 흥분한 기여를 국가와 사회에 대해해서 마땅하다』면서 『학교를 나와 빈둥빈둥 놀면서 데모나 하는 학생을 기르는 것은 예산의 낭비』라고 까지 말했다.
그의 이와 같은 교육론은 양보다 질에 치중한 생산적 교육만이 국가 발전에 유익하다는 평소의 신념을 나타낸 것으로서 장기적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시를 통해 각 도와 그 지역 출신 의원들로부터 공장 유치, 도로 건설, 상·하수도 공사, 엽연초 수납 가격 인상, 종합 대학 설립 등 선거를 의식한 건의를 많이 받았지만 정치성을 개입시킬 수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 충남서부터는 이러한 정치적 건의는 숫제 나오지도 않았다.
특히 전남에서 『호남에 공장이 적다고 불평이지만 여건도 조성되지 않았는데 무계획하게 정치적 이유로 공장을 세우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이므로 여건부터 스스로 조성하라』고 말함으로써 선거와 관련된 무책임한 선심 행정을 배격하겠다는 인상을 풍겼다.
박 대통령의 이번 순시를 요약하면 농촌 근대화에 역점을 둔 제3차 5개년 계획 시행에 앞서 그 여건을 현장 확인함으로써 「잘 사는 농촌」의 미래상을 국민 앞에 제시하려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이억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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