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렉스프레스 지에 3각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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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랑스」급의 「매스컴」기업 「렉스프레스·그룹」에 내분이 일어났다. 창립자이며 전 사장이던 「장·자크·세르방수레베르」가 친동생이며 후임 사장인 「장·루이·세르방수레베르」 (33) 하고 경영 방침에 관한 의견이 엇갈려 대만 싸움을 벌인 끝에 「장·루이」가 사표를 내동댕이치고 나갔다.
게다가 경영과 편집권의 충돌이라는 심각한 문제까지 겹쳐 한차례 호된 진통을 겪어야 했던 것. 사건의 발단인 즉, 1년 전에 「낭시」보선에 출마, 정계에 투신하기 위해 오래 몸담고 있던 시사 주간지 「렉스프레스」를 떠나서 한창 외도(?)를 즐기던 장·자크가 최근에 무슨 생각에서인지 돌연 「렉스프레스」지에 다시 손을 뻗치려 한데서 비롯했다.
그러나 「렉스프레스」 편집진은 돌아온 「장·자크」를 금의 환향한 영웅으론 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메스껍게 생각하고 백안시했다는 것. 『전 사장이면 현 사장인가. 「보르도」보선에서 「샤방델마스」수상과 맞서 창피를 당하더니 다시 돌아와 「렉스프레스」를 자기의 정치 목적에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사원들이 맹렬히 반발했다고 한다.
돌아온 「장·자크」는 마치 점령군 사령관이나 된 듯이 세 가지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는데 ①자신의 정치 활동에 관한 기사는 자신이 최종 심사권을 갖고 ②매주 고정「칼럼」을 담당하며 ③편집 위원을 겸해 인사권 일부를 장악하겠다고 나섰다.
한편 후임 사장 「장·루이」는 취임 후 「렉스프레스」지의 주를 주식 공모로 사세를 재정적으로 지탱하고, 「장·자크」가 「렉스프레스」의 이익을 정치 자금으로 뜯어 가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결국 이 3각 분쟁은 「슈레베르」형제의 싸움에서 동생이 사표를 내고 형은 고정 칼럼을 쓰는 대신 이사직을 내놓고 편집진은 『정치적 압력에서 구애받지 않는다』은 성명을 동지에 발표하는 형식으로 일단 막을 내렸으나 누가 정작 승자인지는 미지수.
『누가 뭐래도 「렉스프레스」는 내 것』이라는 「장·자크」의 말이나 『「장·자크」는 편집권엔 손도 못 댈 것』이리고 호언하는 편집진의 말보다는 『장사가 아무리 중해도 가족끼리 싸울 수 없어 내가 나간다』고 한 「장·루이」의 태도가 제일 깨끗하다는 평도 있다. <유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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