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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재기…스탈린주의 부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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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8년의 「체코」침공이후 소련 안에선 작가·과학자·자유주의자들에 대한 탄압이 격화되고 유대계 시민들에 대한 박해도 갖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계급의 적』에 대한 공격도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이것은 연기를 거듭해 온 소련 공산당 제24차 대회를 앞두고 「스탈린」주의가 되살아나는 징조로 풀이되고도 있다. 과연 24차 대회에서 56년의 20차 당 대회서 규탄 받은 「스탈린」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통제의 고삐를 더욱 죌 것인가.
「프라하」주재 소련대사관의 한 고위관리에 의하면 오는 3월30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소련공산당 제24차 당 대회는 『재「스탈린」주의화』를 공식화하여 굳힐 것 같다. 이 대사관관리인 「스타리코프」는 다음 당 대회가 지난56년 제20차 당대회의 「스탈린」주의규탄을 취소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흐루시초프」주의의 독소』를 근절시킴으로써 소련정치에 『신기원』을 이룩할 것으로 믿고 있다.
「스타리코프」는 작년 11월18일 40명의 초보수적인 「체코」공산당원들이 참석한 한 모임에서 이같이 전망하는 발언을 했다.
「스타리코프」에 의하면 「체코」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제20차 소련 공산당 대회이후의 사태 진전을 감안하여 광범위한 전후관계에서 평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리코프」는 또 개인숭배를 배격하는 투쟁이 「헝가리」「폴란드」그리고 「체코」등지의 국제공산주의운동에 해를 끼쳤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흐루시초프」전 소련수상의 「스탈린」에 대한 공격이 국제 공산주의운동을 저해하는 길을 터놓았다고 비난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흐루시초프」주의는 국제 공산주의운동의 혈맥에 하나의 독소이다. 만약 국제 공산주의운동이 활력을 되찾으려면 이러한 독소는 마땅히 제거되어야 한다. 사회주의 상황하에서 계급투쟁이 악화되고 당내에 적대 세력이 침투한다는데 대한 「스탈린」논리가 정당했다는 것을 지난 14년이 충분히 입증했다. 20차 당 대회가 이러한 「스탈린」제의를 거부한 것은 적대 세력에게 공산당에 침투할 길을 열어준 것이었다. 제24차 당 대회는 이때의 피해를 마땅히 벌충해야 한다.』
같은 날 일찍 「스타리코프」는 『국제주의자』「그룹」의 주동으로 개최된 한 집회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소「체코」우호협회는 7명의 공장노무자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이 일곱 사람들은 68년7월 그들 공장직원 99명이 서명한 한 편지를 초안하여 이를 소련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에 우송했다. 이 편지는 전「체코」공산당 제1서기「두브체크」와 그의 자유주의적인 동지들의 정책에 항의하는 내용의 것이었다.
기독교 인민당지도자이며 그 집회의 기조연설자인 「요세프·플로야르」는 강경 노선세력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차기중앙위원회의에서 신「스탈린」주의의 좌익전선이 주도권을 잡아야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에「로마·가톨릭」신부였다가 69년과 50년의 반 교회운동으로 파문 당한 「플로야르」는 「두브체크」정권과 현「체코」공산당 제1서기 「구스타프·후사크」의 지지자들을 맹렬히 비난했다. 「스타리코프」와 「플로야르」의 연설은 「후사크」가 「체코」안의 초 보수파들의 동태에 관해 소련지도자들과 협의를 갖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발한 것과 거의 때를 같이해서 동시에 발표됐다.
좌익전선(신「스탈린」주의자들)은 지난 11월16, 17양일간 개최됐던 당 간부회의에서 약간의 강경한 요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사크」는 바로 그 다음날 「모스크바」로 출발했다.
그의 돌연한 방소는 「후사크」가 신 좌파들에 의해 제기된 문제들의 조기해결을 위해 얼마나 「촌각」을 다투었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후사크」는 원래 22일부터 열리는 「헝가리」공산당 대회에서「브레즈네프」를 만나도록 돼 있었으나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브레즈네프」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상의하려고 직접 「모스크바」로 날아갔던 것이다.
「브레즈네프」는 22일 「부카레스트」로 갈 예정이었으며 「체코」당 중앙위회의도 12월10일 이전에는 열릴 예정이 없었다.
하여간 「스타리코프」의 연설이 얼마나 큰 비중을 갖는 것이며, 그것이 소수파의 의사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소련지도층전체의 의사인지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의 연설이 24차 소련공산당대회를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이 어떤 문제와 연관된 느낌을 주고 있다.
이것은 지난 68년8월의 「바르샤바」동맹국들의 「체코」침공을 정당화하려는 소련의 의도도 포함돼 있다.
아직까지 「체코」는 소의 정당화주장을 인정하길 거부하고 있다.
당중앙위원회와 연방의회 간부회의의 초 보수파의 지도적 인물인 「바실·빌라크」는 지난 12월10일의 중앙위전체회의에서 약 40명의 강경파들이 서명한 이 제안을 토론에 붙일 것을 요구했었다.
결국 당중앙위원회는 단결의 유지를 위해 금년 2, 3월께에 개최될 다음회의에서 이 문제를 토의키로 결정했다.
소련은「체코」가 『「체코」의 요청에 의해서』「바르샤바」군이 진격했다는 것을 시인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대 이·대 불 공산당과의 관계를 「스무드」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최근의 「폴란드」폭동설득에도 「프라하」의 성명이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제 「스타리코프」가 예측한대로 과연 24차 전당대회에서 「스탈린」의 명예가 회복되고 「흐루시초프」주의가 규탄 받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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