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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법의 사법부 정풍운동-"전국에 파급되길"-민 대법원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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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고법산하 일부판사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한 사법부 정풍운동은 많은 조야 법조인 등의 호응을 불러일으켜, 이 운동은 앞으로 전국 각급 법원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법부 정풍운동을 두고 이날 조야 법조인들은 『일찌기 일어 났어야할 운동』이라고 말하고 이를 계기로 민주사회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바탕을 다시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복기 대법원장은 15일 이 운동에 대해 『사법부의 최고 책임자로서 대구고법산하의 사법부 정풍운동은 매우 흐뭇하게 생각하며 이런 운동이 전국 법원에 자율적으로 파급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쇄신운동은 전국법관들과 사법부 일반직원들의 힘만으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재야법 조인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호응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민 대법원장은 이 같은 정풍운동은 2, 3일전에 대구고법 임항준 원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다고 밝히고 이 운동의 동기는 『작년 국정감사 때 지적된 것과 자신이 각급 법원장 회의 때나 신년사에서 사법부직원의 기강확립을 강조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 대법원장은 이 운동의 주동적 역할을 한 일부 판사들은 자신들이 비교적 청렴한 법관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도 사회 일부의 지탄에 충격을 받고 이 운동을 벌이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 대법원장은 법관들 뿐 아니라 사법부일반직원들의 기강확립을 위해 단호한 대책을 세우겠으며 법관들의 「스캔들」에 대해서는 사표수리 등의 미온적 방법보다 신중히 고려하여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운동은 하급심에서도 반향을 일으켜 서울 형사지법 양헌 부장판사는 『법원 뿐 아니라 검찰과 변호사 등 법조계 전체의 정화 운동에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고 말하고 이 운동은 더 깨끗하게 잘해보자는 결의를 확인하는데 지나지 않고 법조인들은 항상 이와 같은 신념과 각오로 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윤식 서울변호사회장은 『청탁과 권력을 배제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되찾자는 이 운동은 민주사회의 최후 보루로서의 사법부가 인권옹호를 위해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이러한 기풍조성이 전국에 번질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운동은 학계에서도 지지, 15일 서울대법대 김기두 교수는 『사법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자는 운동으로 본다. 사법부는 독립된 기관이기 때문에 부패를 이유로 간섭할 수가 없으므로 자기들만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요즘 세상에 드물게 보는 흐뭇한 일이요, 용감한 일이다』고 말했다.
또 각 사회단체에서도 이에 호응, 김현기씨(대한상공회의소전무)는 『법관들이 스스로 정풍운동을 펴고 있는 것은 질서유지와 사법의 존엄성을 재확인하는 자위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풍운동은 법관의 풍기쇄신 뿐만 아니라 사법권의 독자성확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환영하는 바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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