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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남은 동양왕좌 뺏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프로·복싱 동양 미들급 챔피언 이금택(28)이 6일 고오라꾸엥(후악원) 경기장에서 열린 캐시어스·나이또(내복)(21·동급1위)와의 12회전 타이틀·매치에서 심판전원일치로 판정패, 새해벽두부터 한국 프로·복싱은 타이틀·홀더가 한사람도 없는 최악의 사태로 떨어지고 말았다.

<작년여름부터 동양타이틀 5개 상실>
한국 프로·복서 가운데 유일한 동양 타이틀·홀더인 미들급 이금택은 타이를·매치에서 그동안 하드·트레이닝을 가져 슬럼프에 허덕이는 흑인혼혈아 나이또를 물리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했으나 패기찬 나이또의 공격에 시종 고전끝에 타이틀을 날려버려 이금택에게 기대했던 한국 프로·복싱의 가날픈 희망은 물거품이 돼버리고 말았다.
이번 미들급 이금택의 타이틀 상실로 작년까지 동양 10체급중 5체급을 석권했던 철권 한국은 여지없이 짓밟혀 영광의 그늘에서 허덕이게 돼 버렸다.
한국의 동양왕좌는 작년여름부터 무너지기 시작, 허버트·강이 3월에 페더급 타이틀을 잃었고, 9월엔 주니어·웰터 신춘교가 일본의 라이언·고산에게 7회에 KO로 쓰러졌으며, 라이트급 조영철이 가도다(간전신일)에게 KO로 쓰러진지 10여일만에 웰터 임병모마저 류우·소리마찌(용판정)에게 녹·아웃 4개의 타이틀이 산산조각이 나고 미들급 이금택만이 외로운 명맥을 유지했었다.
이번 미들급 이금택이 나이또(내등)에게 타이틀을 뺏김으로써 한국은 5체급 왕좌를 모두 일본에 헌납(?)하는 결론을 내고 말았는데 이와같이 한국 복서들의 무참한 패배는 철저한 체력관리와 훈련이 없는 안일의 결과로 해서 되고 있다.
그것은 동양의 KO왕인 페더급 허버트·강이 젊은나이에 쓰러진 것과 라이트급 조영철, 웰터 임병모와 이번 선수권을 날린 이금택등이 모두 첫방어전에서 왕좌에서 물러난 것이 안일과 무질서한 사생활이 낳은 소치이기 때문이다.
이제 타이틀·홀더없는 황무지에 떨어진 프로·복싱은 또다시 새로운 출발을 기도, 보다 유망한 신인 양성에 주력해야할 눈물겨운 시점에까지 왔다.

<전원일치 판정패>
【동경6일AP동화】한국의 프로·복싱 동양미들급 챔피언 이금택(28)은 6일 이곳 고오라꾸엥(후악원) 체육관에서 벌어진 동급 랭킹 1위인 캐시어스·나이또(내등순일·21)선수와의 12회전 타이틀전에서 판정패, 선수권을 뺐겼다.
미흑인 육군상사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나이또선수는 이날 빠른 라이트·잽과 라이트·훅으로 착실히 득점, 수차례 이금택선수를 비틀거리게 했으나 끝내 KO까지는 몰고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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