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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희생 딛고 자기행복 추구하지 않는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인간 생활에서 인류애를 빼놓는다면 정말 딴 어떤 동물들의 세계와 흡사할 것이다.
우리는 인류애를 거리가 먼데서 찾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자기 주위에서 참다운 인류애를 발견해야 할 줄로 생각한다.
모 일간지에서 본 일인데, 차주가 차장을 여러 사람 앞에서 알몸으로 수색한 사실이 있었다.
물론 차주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일이 있기 전에 차주의 양심에 인류애가 살아 있었다면 이 같은 비인간적인 행위는 없었을 것이다.
또 서울 P시장의 피복 공장에 근무하던 종업원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실 자살한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불상사였다. 고용주들이 인간을 인간으로 대접할 줄 아는 인류에 정신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그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나라 기업사회가 선진 국가처럼 피 고용인들에 충분한 대우를 해줄 만큼 성장하지 못 한 것은 인정하나 적어도 한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 있다면 종업원들에 최소한의 노동조건은 갖춰 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기업가의 이윤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가의 양심에 해당되는 문제이다.
이 정신은 곧 인류애 정신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고용주는 호화주택에 호의호식하는데 그 밑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불결한 직업 환경에서 면세점 이하의 봉급을 받고 있는 사례가 우리 사회에 없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마음속에 인간 본연의 사랑을 상실한 적에,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는 실례가 있었고, 또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항상 자기 위치를 깨달아 나 아닌 다른 인간을 짓밟지나 않고 있는가를 재고할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기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고귀한 한 인간을 자기의 예속물로 삼는다면 인간의 커다란 타락이 아닌가 싶다.
나는 물질 만능과 기계 문명한테 인간의 존엄성과 인류애를 빼앗길 수 없으며, 경제적 근대 차를 이루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신적 혁명을 일으켜 쇠퇴해지는 인류애를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충남 서산군 해미면 대곡리 김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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