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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후세인 암살명령 내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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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핵심 측근들은 미군의 적법한 공격(살상)목표가 될 것이라고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이 26일 기자 브리핑에서 밝혔다.

지금까지 조지 W 부시(사진) 대통령은 "전쟁시 후세인 대통령 등 이라크 지도자들을 전범으로 처리할 것"이라고만 밝혀 왔다.

지난 25일에도 "만약 이라크 대통령과 군 관계자들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기반 시설을 파괴하면 전범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날 플라이셔 대변인의 발언은 이보다 한층 강경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이라크와의 전쟁시 미군을 죽이는 전쟁을 담당할 지휘관 및 고위 장성들은 자신이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면서 "만약 전쟁을 한다면 이들은 국제법 하의 적법한 공격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자들이 "공격 목표에는 후세인 대통령도 들어가느냐"고 질문하자 플라이셔 대변인은 "물론"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미군에 의한 조준사격이 가능하다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암살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사적인 자리에서 밝혔다고 미국 신문 데일리 헤럴드가 이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동승한 피츠제럴드 상원의원(공화.일리노이)과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다 이렇게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은 1976년 이래 외국 지도자에 대한 암살을 대통령령으로 금지해 왔다.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은 60년대와 70년대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원한 각종 암살 음모에 대해 국민의 비난이 높아지자 이 같은 대통령령을 내렸다. 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은 암살자 고용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플라이셔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암살금지 대통령령을 직권으로 정지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이날 브리핑에서 받았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26일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기업연구소에서 연설을 통해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을 위협하고 있으며 그를 제거하면 중동지역이 보다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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